2017. 2. 9.나무날. 눈발 얼마쯤

조회 수 847 추천 수 0 2017.02.20 00:48:49


아이의 졸업식이 있었다.

송사와 답사, 그런 게 없어진지는 오래라데.

후배들의 화한과 꽃다발과 편지들이 있었다, 장학금도 받고.

보기 좋더라.

선후배가 주고받은 관계의 시간을 후배들이 보낸 몇 글월에서 보며도 흐뭇하더라.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비슷한 또래의 형님들이 주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 시대의 문화가 예전처럼이지 않고,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는데 안내가 되어주는 옛 문화와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아직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기숙사 선후배들로선 더욱 진한 오고감이었으리.


먼저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OO 형의졸업은 정말 큰 박수를 받을 만합니다!

중학교 3년의 공백, 남들과는 “다른” 것을 택한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통상적으론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 행위이고, 우리의 “위대”한 사회의 일상적 규범을 벗어난 자들을 비난하는 사회에서 형의 학업생활은 평소엔 말씀드리지 못하였지만 저에게 있어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저도 사실 저의 사회과학과 언어학에서의 타 학문보다 높은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어 인문중점반에 진학하였지만 급우들의 인문학도에 대한 모욕적 발언과 같은 반의 인문학교들의 안타까운 자학과 자책 때문에 전과를 고민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니 “다움(나다움 너 다움에서 다움입니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이 세상에서, 이겨내시고 꿈을 위해 학업을 정진하시는 형의 모습은 저의 저다운 결정을 유지하는 주축이 되었습니다.

요근래엔 형이 facebook에서 여러 시사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형의 자신의 주장을 펼쳐시는 모습이 용감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겁쟁이기에 대답한 것들을 하기엔 망설임이 항상 앞섭니다. 그렇기에 형이 더욱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형이 3년의 공백과 타인의 시샘, 질투에 굴복,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신 결과가 오늘의 졸업이라 생각합니다.

형은 서울대가 아니어도 충분히 대단하고 멋지신 분이다!! 앞으로 타인과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사회가 인정할 수도,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형만의 “길”을 “OO다움”을 펼치시며 멋지게 사시길 바랍니다!!!


OO형, 저 OO이입니다. 학사 들어와서 형보고 동기부여도 많이 하고, 정말 본받을 점 밖에 없더라구요! 형을 rolemodel로 삼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형은 서울대학교 꼭 갈 수 있습니다. D-100은 형에겐 엄청난 시간이죠! 밤새 공부하시니까! 상위권 꼭 유지하셔서 영고를 빛내는 서울대생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밥 사준다고 해도 공부하시느라 바쁘시겠죠? OO! OO! 할 수 있다! 힘!


서로들 푸석푸석한 그 시간들을 이런 힘으로 지났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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