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디 히말 트레킹을 글로 정리하고 있다.

여느 여행 같으면 미리 계획이 세워지고, 경비를 지원받고, 다녀와 보고서를  넘긴다.

외국에 자주 나다니는 걸 보며 사람들이 곧잘 내가 아주 부유한 사람인 줄 알고는 하는데,

이런 내막이 있다.

물꼬에 큰 살림을 보태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여행은 할 수 있는.

물꼬 흐름 때문에 의뢰받는 일을 못 다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순전히 자비로, 그것도 아들의 지원으로 간 자가여행이었다.

지원해준 돈으로 움직이다가 제 주머니에서 지출이 있었다 보니

뭐라도 해서 그것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

가난한 여행자이기 때문이다,

거칠게 하는 여행(흔히 배낭여행이라고들 하는)이라 그리 많은 돈이 들지는 않더라도.


비우면 그 비워있던 시간을 채워야 한다.

가기 전에도 여러 날 밤을 새우며 메우고

다녀와서도 또한 움직임이 재다.

물꼬를 들리려던 이들이 그제야 몰아서 온다.

한 벗이 찻잔을 구워 내려주고 갔다.

오늘은 줄을 선 일들을 줄 세웠다.

지난 가을부터 엿보고 있던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의 연못 방수공사를

이 봄에는 해야 한다.

몇 굴삭기들과 날짜를 조율해보고 있다.

봄이 시작되면 웃돈을 준다해도 굴삭기를 부르는 일이 만만찮다.

그렇다고 웃돈까지 주기야 하겠냐만.

일단 3월 27일 28일로 잡아보았다.

날이 가까워봐야 알겠다.

먼 곳의 한 산속에서 오지체험장을 운영하는 곳에 도배일도 돕기로 했다.

“옥샘 같은 여자 없어?”

없지, 하하.

있다, 점주샘. 같이 5월 하순으로 날을 받았다.

2017학년도에는 물꼬스테이(자기 돌봄-물꼬 머물기)도 띄웠다.

아직 공지를 하지는 않았지만 두루 소문을 내고 있던 차였고,

이미 청주 한 학교의 문학반 아이들이 머물기로 했다.

그 학교가 다른 데서 예산을 받아 움직이는 일이라 집행이 결정되면 날도 받아지겠다.

서울의 한 성당에서 강의 요청과 함께 물꼬스테이로 문의를 해왔다.

조율한다.

올해는 달골에 작은 건축물이 오를 일도 있다.

허가를 받아놓고도 몇 해 미뤄진 일이다.

서류 관련 건으로 건축사와 약속도 잡는다.

돌아왔더니 반납하지 못한 지역도서관의 책이 책상에 고스란히 있다.

네팔로 가기 전 들고 나가지 못했다. 달날에나 나갈 수 있겄다.

통화를 하니 챙겨줘서 고맙다고 했다.

당연히 돌려주어야 하는 일을 그리 말해줘서 고맙더라.

좋은 말은 그런 것일 터.

아이들 씻는 곳 흙집 공사는 지자체 혹은 교육지원청과 해결을 도모해얄 것이니

맨 마지막 줄에 세운다.

그리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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