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1.

발해 역사모임이 나무날 대전에서, 쇠날에는 서울에서 있었다.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하나;

‘기억-대전 팝스 오케스트라 제49회 정기공연/세월호참사3주기 추모공연’.

4.16 합창단도 함께 했다.

오케스트라에 지인 있어 VIP석에 앉는 호사를 누렸다.

세월호 영상과 김동률의 ‘거위의 꿈’, 김효근의 ‘내 영혼 바람 되어’, F. Sartori의 ‘Time to Say Goodbye’, V. Monti의 ‘Czardas’,

지휘자의 신곡들, 채승윤의 ‘풍등’들이 연주되었다.

바이올린으로 들은 아일랜드 민요 ‘You Raise Me Up’이 여운이 길었다.

가수 조관우가 나와 ‘꽃밭에서’도 불렀네.

4.16 합창단과 ‘잊지 않을게’도 같이 불렀고, ‘어느 별이 되었을까’들도 들었다.

감정이 풍부한 시인이 세월호와 함께 수장된 이들을 위로하며 문을 열었는데,

중간에 세월호로 동생을 잃은 누이가 나와서 담담하게 읽은 글이 더 가슴을 쳤다.

모두 눈시울이 붉어지다 못해 훌쩍이기 시작했다.

연주해서, 기억해서, 함께 있어서 고마웠다.

세월호와 함께 바다에 빠졌던 나도 조금씩 건져지고 있었다.


기억 2.

이튿날 서울에서 한 ‘발해 1300호 기념사업회’ 모임에서는

2017년도 큰 행사 일정들을 잡았다.

발해 당시의 뗏목을 재현해 그 항로를 따라가 돌아오지 못했던 네 사람 가운데

선장의 고향이 울릉도.

봄에는 울릉도를 가기로 했고(물꼬 일정과 물려 동행하기 어렵게 된 아쉬움...),

20주기 추모제 규모를 잡았다.

어록 하나: 한 선배가 돼지고기를 먹고 탈이 났다 했다.

“땅에 넘어지면 땅을 짚고 일어서고

돼지 먹고 체하면 돼지로 나아야지!”

상에는 수육이 있었더랬다.

어록 두 번째: 네팔 트레킹이 화제였다.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 다리가 떨리면 못 가나니.”


기억 3.

서울 걸음에 한 사람을 만났다,

마침 서울역에 사무실에 있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선배의 형,

남은 사람들은 또 그로 새로운 연들을 맺고 있다.

떠난 이를 함께 추억해서 고마웠다.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


기억 4.

사람 하나 보내는 일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무거운 우주...

꽃만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따 가주, 그런 봄노래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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