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날>

건축사무소에서 새로 지을 달골의 건축물 하나에 대한 논의.

몇 해 전 허가는 받아놓고 손을 못 대던 일.

올해 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 행정적으로 챙길 문제는 뭔가 살피다.

제 몸 누일 삼간은 있어야지, 그래야 이 일도 오래 할 수가 있지,

애초 구들을 놓는 한 어르신이 지어주시겠다던 집이었는데

상황이 계획대로 되지 못한 채 방치 되고 있었다.

그 사이 건물의 목적도 변하여

명상센터 혹은 물꼬스테이를 하게 될 외국인들이 머물게 되잖을지.

그런데 소장님과 십 수 년 몇 차례 교류는 있었으나

물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도 후원할 게요.”

시골 읍내에서 물꼬 같은 일을 이해해주어 더 고마웠다.


병원에서 채용신체검사도.

제도학교 지원 수업 때문이다.

질병이 문제가 되면 안 되니까.

도서관 책도 반납.

네팔 가기 전 해야 할 일이었으나 놓쳤다.

사실은 한참도 더 전에 했어야 할.

오래 책을 읽지 않았다는 반증.

안식년에는 책을 좀 들여다 볼 수 있으려나.

엊그제 미리 통화한 도서관 직원은 외려 챙겨줘서 고맙다 했다.

미안한 마음 더했다.


저녁 오래 활동해온 지역의 진보인들과 같이 자리했다.

화제는 탄핵된 대통령의 구속여부.

지역의 진보단체들이 다 무너진 지 여러 해,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사람들이 하나씩 보태지면서 자정이 넘어까지 자리가 길었다.

물꼬는 물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테다.


<불날>

경철샘이 군대 갔다.

여러 날 전부터 전화가 들어왔는데 통화를 못했다.

오늘 문자 받고 부랴부랴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와 함께 훈련소로 가고 있었다.

인근샘, 민우샘은 제대할 때가 다 됐네.

때마다 소식들 주어서도 고맙다.

요새는 군대가 당나라군대라더만

그래도 젊은 날을 잡힌 이들 마음이 수월치는 않으리.

건강들 하시라.


네팔에서 가져온 산군들 사진 몇 액자를 만들려 한다.

네팔행에 여비를 보태거나 서류를 도와준 이들에게 전할 답례.

영동엔 무엇 하나 낮은 가격이 드물어 김천에 나간 길에 할까 했더니

하나 남은 화방마저 이제 그 일을 접었다고.

“그럼 여기 사람들은 어디로 가요?”

구미로.

아무래도 대전을 나갈 때 해야 할 모양이다.

병원행이며 문화관람이며에 아쉬운 것 말고도 산마을에 사는 일이 참... 그렇다.


면소재지 장순샘네 들러 '아침뜨樂' 연못 방수작업에 대해 상의하다.

굴삭기를 알아보고 있는 중.

방수포며 비닐이며 작업에 필요한 것도 확인했다.


<물날>

달골에 하나 들일 건축물에 대해 서넛과 상의를 해보는 중.

오늘은 모듈하우스와 가까이 일하는 선배와 통화.

“평당 00만원이니까, 반 뚝 자르고, 그러면 00만원,

내가 1백만 원 보태고 나머지는 옥교장이 알아서 하고.”

그 쪽에서 대량으로 작업할 때 곁다리도 슬쩍 젓가락 얹어 하란다.

오랜 세월 적잖이 물꼬에 보탠 당신의 나눔이 얼마일 진대

또 이렇게 선뜻 말씀하신다.

물꼬가 늘 그런 그늘에서 산다.

그나저나 집짓기는 어디로 흘러갈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596 2017. 3.23.나무날. 맑음 / ‘예술명상’ - 제도학교 지원수업 옥영경 2017-04-19 829
» 2017. 3.20~22.달~물날. 흐리다 비, 그리고 개고 맑았다 옥영경 2017-04-19 817
4594 2017. 3.18~19.흙~해날. 맑음 옥영경 2017-04-19 781
4593 2017. 3.16~17.나무~쇠날. 맑음 / 기억 옥영경 2017-04-19 850
4592 2017. 3.15.물날. 맑음 / 줄선 날들 줄 맞추기 옥영경 2017-04-19 771
4591 2017. 3.14.불날. 맑음 / 숲속 학교의 성자 옥영경 2017-04-19 803
4590 2017. 3.13.달날. 맑음 / "첫걸음 禮" 옥영경 2017-04-19 787
4589 무사귀환, 그리고 옥영경 2017-04-06 1720
4588 2월 22일부터 3월 12일까지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7-02-23 1137
4587 2017. 2.21.불날. 맑음 옥영경 2017-02-23 932
458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153
4585 2017. 2.19.해날. 저녁답 비 옥영경 2017-02-23 995
4584 2017. 2.16~18.나무~흙날. 밤비 내린 뒤 거친 바람 / 영월 내리 안골 옥영경 2017-02-23 826
4583 2017. 2.13~15.달~물날. 흐림, 맑음, 가끔 흐림 / 청량산과 병산서원 옥영경 2017-02-22 957
4582 2017. 2.12.해날. 맑음 옥영경 2017-02-21 749
4581 2017. 2.11 흙날. 눈싸라기 몇 날린 낮, 그리고 보름달 / 정월대보름제 옥영경 2017-02-21 867
4580 2017. 2.10.쇠날 / 부디 읽어주시라, <거짓말이다> 옥영경 2017-02-20 851
4579 2017. 2. 9.나무날. 눈발 얼마쯤 옥영경 2017-02-20 834
4578 2017. 2. 8.물날. 흐림 옥영경 2017-02-20 872
4577 2017. 2. 7.불날. 맑음 / 오랜 농담 하나 옥영경 2017-02-20 81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