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30.나무날. 맑음

조회 수 706 추천 수 0 2017.05.04 01:54:13


“We just decided to!”

2017학년도를 그렇게 지낸다!


가까운 절집에서 수행이 있었다.

올해는 이렇게 같이 하는 날들이 잦을 것 같다.

절이야 으레 하는 일이고,

물꼬로서도 특정 종교성 없이 늘 하고 있는 일이니

그렇게 만나 힘을 내도 좋을.

여기가 내 자리인가,

오늘은 법당 안에서 스님은 경을 하고 곁에서 절을 하는데

여기가 내 있을 곳인가 싶으면서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이 왔더라.

영성이 그리들 닿아서이지 않았을지.

이러다 절집 들어간다겠네, 하하.


지난주 중학생들 예술명상 수업의 나눔 시간,

사내 녀석들 가운데는 앞으로가 걱정된다는 둥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삐딱하게 퉁퉁거린 아이들 있었다.

오늘 수업이 끝날 무렵

다음이 기대돼요,

지난주 까마득하다고 한 걸 철회해요, 그랬다.

선생이 그렇지 뭐, 아이들 땜에 살고 아이들 땜에 죽는.

그것들이 오늘은 선생을 살리기로 했나 보네.


저녁 어른들 예술수업 하나. 한지로.

요새는 재료들이 워낙에 잘 돼 있어서

사실 아이들 장난감마냥 조립하고 열심히 풀칠해서 붙이면 되는.

심지어 장식들이며 문양들도 다 판다. 잘 붙이면 되는.

그러니 돈이 다 한다,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말이 왜 아니 나오겠는지.

그래도 없이 사는 사람이든, 혹은 직접 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이들은

사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 손수 할.

물꼬는 바로 그 지점에 있는.

기본 재료는 사고 나머지 공정은 손으로 다.

주름 지워 붙이는 방법, 두어 가지 기법들을 익힌다.


공동체에서 산 경험을 가진 이들끼리의 나눔이 있었던 밤.

경기도 한 기독공동체에서 젊은 날을 보내고 거기서 결혼하고 아이 낳았던 이의 이야기.

처음, 이런 곳이 있는가 싶더라고, 너무 열악했지만.

소유 없이, 계급 없이,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땀으로 사는 기쁨이 충만했다고.

그런데 땅에서 시작해서 여전히 그 기반위에 있었다면

지금도 그곳이 건재했을 거라고,

하지만 차츰 사업을 확장시키며 균열이 왔다는.

교육공동체를 꿈꾸고 실험했던 물꼬의 시간도 돌아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나갔다.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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