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풀은 오르는 대로 겁난 일이지만

스러진 풀은 그것대로 또 오달지게 일이다.

지난겨울을 지낸 달골도 검불로 뒤덮여있다.

쑥대머리처럼 산발한 밭.

언덕 바깥 경사지까지 죄 정돈을 좀 해야지 하는데...

하지만 산마을,

산불을 염려하여 마을에서 밭둑 태우는 것조차 산불감시원이 입회해야 한다.

산이 곁이니 더욱.

달골 밭 같은 경우엔 아예 태울 수조차 없다.

산으로부터 200미터까지는 어림없단다.

“그럼 어떡해요? 해야 해요. 할 거예요.”

면사무소의 산불감시 담당자가 현장을 보러 왔다.

결국 산불감시원 여덟(면소재지의 모든 감시원)에 면사무소 담당직원들까지 더해

열이 다 붙기로 했다.

검불을 모으고, 날을 정하고 그리 태우기로.

“그런데, 이거 교장샘이랑 학교아저씨, 둘이서는 다 못해요.”

사람을 하나 사서라도 검불을 모으는 일을 하라고.

되는 대로.

샘들 들어왔을 때 하든가, 어찌어찌 해보든가.


한 일간지에 마르디 히말 트레킹기를 싣는 문제로 의논 중.

마침 관심을 보이는 두엇, 초고를 가지고 연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럴 줄 몰랐지, 그럴 줄 알았으면 못 찍는 사진인따나 기록에 충실했을 것.

다행히 동행인 있고, 그에게 남은 사진들이 있다.

간간이 필요한 2014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사진 역시

함께 오른 이가 가진 잘 찍은 것이 있으니 도움을 청할 수 있겠다.

오래 연락 닿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소식 전할 기회 되기도 하겠네.


네팔의 벗들에게서 메일이 닿았다.

아스탐에서 밤중 길을 잃고 헤맬 때 숙소까지 1시간 여 동행해주기도 했고,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에서 정상 접근을 시도할 때 함께 걸었던 이도 있다.

빠른 답장일 수는 없어도 잊지 않고 챙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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