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약 한 송이 올라 환희 폈다가 오늘 아침 툭 떨어졌다!
아이들, 이것들(?)은 꼭 그러더라.
맨날 늦잠으로 출근하는 부모 애를 태우다가
꼭 휴일이면 잠 좀 자겠다는 어른들을 깨우고 부산한.
자정이 다 돼서야 잠자리로 간 다섯 살 수범이가
햇발동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리 안 깨웠으면 늘어질 어른들이었네.
아이를 앞세우고 ‘아침뜨樂’을 걸었다.
아직 서글픈 공간이지만 요새 물꼬의 자랑이고,
그건 우리들의 평화를 도우기 때문이었다.
뭔가를 꿈꾸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기도, 만들어 가는.
계자를 할 때도 선생들이 와서 그런 얘기 꼭 하데,
아침에 이렇게 산책을 해본 적이 언제였던가.
그때 마음에 차오른 기쁨을 꺼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겠다는 양들 주고받는다.
봄 하루 아침 걸어 좋았네.
수범이네는 학교 마당에서 공도 차고
학교아저씨는 감자밭 풀을 매고
어른들은 책방에서 책을 펼치거나
길게 드러누워 쉬어도 주거나
그러다 모여 차 마시고 밥 먹고.
현준이네 넷이 들어왔다.
셋이었던 식구들이 딸아이 하나 늘어 왔다.
각자 하나이던 윤실샘과 영진샘을 보았고,
둘이 하나 되는 시간을 지켜봤으며,
그러나 셋이 되어 그 아이 계자를 왔고,
지난 7월 윤진이가 태어났다.
노산이어서였는지 달을 못 채우고 1.3kg으로 태어났던 아이는 실하게 커왔다.
그 시간 동안 힘들었던 엄마도 장하게 잘 지나왔다.
눈시울이 붉어졌네.
밤, 어린이날 전야제가 따로 없었다.
우리는 마당에 불을 피웠고
아이들은 춤을 추었다.
어른들은 책방 현관 앞 전등을 켜고 평상에 동이째 곡주를 가져다 놓았고,
아이들은 갓 만들어낸 주스를 마셨더라.
젖지 않을 만치, 마당에서 놀 만치 빗방울 몇.
그리고, 밤비.
물주는 일 한 번 덜어주려고
물꼬 일정 끝나기 기다렸다가 하늘이 열어준 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