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을 온 가정이 있었다.

사이좋은 어머니 아버지, 그보다 더한 좋은 환경이 어딨겠는가.

결론이었다.

서로 좀 봐줍시다, 우리 모두 모자란 인간 아니겠는가,

덧붙인 말이었다.


하룻밤을 묵은 윤실샘네 영진샘, 현준이 윤진이도 부안의 어른신들 댁으로 떠나고

사흘을 머문 형규샘, 수진샘, 수범이도 늦은 오후 떠난 자리로

승목샘과 연규샘이 들어왔다.

제주도에서 소라를 챙겨온 연규샘,

여행지에서 손에 덜렁덜렁 뭔가 들고 오기가 어디 쉽던가, 그것도 깨지기 쉬운.

지난번 작은 엄마랑 했다는 체코 여행에서도 춤명상에 쓸 유리소품을 들고온 그였다.

이번에는 식당에 갔다가 소라가 예뻐서 물꼬 가면 잘 쓰이겠구나 했다는.


밤, 달골에 짧은 편지 하나와 예쁘게 포장된 선물이 하나 놓여있었다.

‘따뜻한 밥 한 끼 만큼의 따스한 힘.

잡아주신 손에 담긴 큰 사랑.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

긴 인연이 될 수밖에 없는 시작,

감사드려요.


물꼬를 오기 전 아주 작은 마음 후원금으로 보태두었습니다.

연두빛 오월 잔디로 자라나길요.’


가져가시는 사랑보다 더 큰 마음을 물꼬에 채워주고들 가셨다.

수범이네였다.

수진샘은 한 대안학교를 통해 물꼬를 알고 있었고,

형규샘은 어째 집안 행사마다 비껴가서 보지 못했던 집안사람이었던 것.

아이 키우며는 어찌어찌 물꼬를 통해 보는.

젊은 날 연을 맺었다가 아이 낳아 키우며 물꼬로 회귀하기도 하는.

그래서 또 물꼬 공간이 고마운.


한 대안학교에서 들살이를 물꼬에서 하려하는데,

다음 논의 메일이 벌써부터 와 있었는데,

범버꾸살이 하느라 그거 답장 한 줄 못하고 있는...

그 속에도 주에 세 차례 한 일간지의 트레킹기 연재는 계속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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