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 깨어 있었다, 개표방송을 본 건 아니나.

새벽 학교아저씨가 문자를 보냈다.

“제 19대 문재인 대통령 당선입니다.”, 학교아저씨는 일지도 그리 시작하고 있더라.


우리는 우리 손으로 근대를 만들지 못했다.

시민들이 변할 때 가장 더딘 것이 정치였고,

그러자 사람들이 직접 광장에 모여 길을 만들어왔다.

마침내 평화적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문재인을 지지하느냐 마느냐, 우리 편이냐 적이냐의 얘기가 아니다.

벅찼다!

벗이 전화를 해왔다, 오늘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르며 ‘보기 좋더라’고.

대통령은 대통령스러웠고, 다년 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보였다.

“격식을 깨고... 원래 그런 게 자연스러운 건데 너무 비상식적인 세계에서 살아서...”

산적한 과제들이 많지만, 그래서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를 믿을 수 있다!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가질지 지금은 다 모르겠지만

세계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들 이구동성.


산골에 있던 아이가 제도학교를 가고 3년을 보낸 뒤 무사히 대학에도 진입했다.

기숙사가 없으면 보내지도 못했을 학교였다,

이 산마을에서 아침저녁 실어 나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데 산골에서 해결이 안 됐다.

“영동고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그런데도 인사 한번이 어렵다가 김영란 법까지 나와 쉽지 않았다.

이제 이해 당사자가 아니니 딱 좋은 때라.

“지금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아이를 건사해준 선생님들과 고3이 되어 또 힘겨운 시기를 건너가는 후배들을 위해

떡이며 쿠키며 책이며를 챙겼다.

낼모레 가기로 한 인사.


닭장을 철거하고 있다.

겨울 끄트머리 남아있던 두 마리 닭을 잡았다.

다시 키우자 하여도 너무 낡은 닭장으로 어림없겠고, 흉물스럽기도.

여기 일이란 게 달겨들어 한 번에 하기 어렵다.

여러 날이 걸릴 것이다.

그런 뒤 다시 만들거나 그저 밭이 되거나.


교육청에서 진행할 흙집 공사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달골 ‘아침뜨樂’의 밥못 둘레 심으려하는 꽃잔디 알아보고,

그림 두어 점 그릴 일 있어 오늘은 캔버스에 젯소를 댓 차례 칠하고 말렸다.

달 휘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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