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15~16.달~불날. 맑음

조회 수 861 추천 수 0 2017.06.13 00:58:43


쑥갓, 아욱 열무 대파 딸기며들은 바삐 온 여름에

간장집 남새밭이며 학교 울타리 아랫밭에서 저들도 저리 바쁘다...


부모 찾아 명절이면 고향으로 내려오던 아들딸들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홀로 남은 노모가 자식들 모여 있는 대처로 가기 수 년,

일이 있으면 이제 나 또한 저들 모여 사는 곳으로 가야지,

나이 들어가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6월의 물꼬 연어의 날을 샘들한테 준비 좀 하십사 일렀다,

내 늙어 병들었으니, 하며 우스갯소리를 하고.

준비 모임을 해야지,

그런데 모두 서울에서 밥벌어 먹고 사는 이들이라.

직장생활이며 대학생활이며 저들 모두 움직이느니

어디로 보나 나 하나 가는 게 나을지라.

서울역에서들 보기로 했다.


잊고 있다 몇의 전화에 스승의 날을 안다.

나는 잊은 지 오래인 날을 품앗이샘들이며 아이들은 챙긴다.

아고...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비정규직 교사 둘의 순직이 인정되었다.

이렇게 간단했던 걸,

하지 않았던 것인가, 못했던 것인가.

고맙다.

새로 들어선 정권은 영리하게 움직인다.

그걸 또 스승의 날에 맞춰 발표했다.

오래 준비해온 행보답다. 고맙다.

이제 누추한 진보가 아니다.

역시 상징에 강하고 세련돼진 진보라.

사람들은 그런 것에 모인다.

그간 보수가 승리한 저변에는 그런 힘도 있었으리.


일이 좀 많네. 그런데 늘 그리 말해왔다. 여전하다.

건강이 걱정되던 아끼는 벗이 그예 병상에 누웠다.

같은 시간 같이 몹시 앓았다.

그가 아플 때 내가 아프고

그가 아파서 내가 아프고

그가 아프니까 내가 아팠기라도 하는 양.

어째 좀 무리하게 움직인다 싶은 시간들이었다.

학교아저씨 혼자 자두밭으로 가서 손을 보탰다.


그래도 당면한 일은 당면하여

아침에는 1시간 눈 붙이고 움직여야 했던 불날이었다,

한 대학의 교육과정 설명회에 참석해야 했던.

30회 연재하기로 한 트레킹기는 송고에 3분의 2를 넘기고 있고.

아직은 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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