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웠다, 많이, 30도까지.
학교 안에서는 운동장 쪽 창문 비닐을 떼고 씻고 말리고,
아침저녁 물을 길어다 모종에 주고.
밖에서는 산을 오르고.
만화(이때는 진지하던 고전적 만화가 아닌 뒤죽박죽 보이는 신세대 만화)로 주로 엮은
아이들 잡지가 있었다.
도대체 한 장을 넘기고 싶지 않은,
아예 읽히지가 않는.
그런데 아이들이 얼마나 열광하던지.
나는 때로 너무 고전적이고 진지하기만 한 구석이 많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찾아든 두려움이 있다,
나 역시 비난하던 꼰대처럼 될까 봐.
꼰대가 되면 그때 말해줘, 자신은 잘 모를 테니까,
샘들한테 그리 이르곤 한다.
연어의 날을 앞두고 샘들이 밖에서 나눠 일을 하고
때때마다 상황을 알려오는데
그게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그런데, 좋다. 좋을 거라 여긴다.
다만 내 취향은 아닌. 세상이 달라졌고 시절이 다릉께.
그렇지만 발랄함이 좋다.
시대가 또 그러하니까.
요새 자주 하는 말, 나는 옛날 사람이잖여.
주말 산오름.
주말이 서둘러 발 앞으로 달려오는 봄학기이다.
이번학기에주말마다 1박2일 산오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박수 이야기가 산을 오르듯 쌓였네.
도리도리는 도리를 지켜란 말이라지.
잼잼, 쥐락펴락 하는 그 손동작은 잘해보자, 힘내자는 뜻이라나.
곤지곤지는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렴, 꿈을 가져란다고.
짝자쿵은 조화롭게 신나게 살아라고.
곤지곤지는 땅에 뿌리를 내려라 일러주는 말이란다.
아, 더하여,
좋은 사람이란 조화를 이루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란 나뿐인 사람이 아니겠냐고들.
사람이 모이니 듣고 배우는 것들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