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품앗이샘들이 '연어의 날'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안에서는 식구들이 자잘하게 손이 가야할 살림을 여민다.

연어의 날을 준비하고 치르는 6월이리.

행사 준비위 첫모임에서 아리샘이 그랬다.

물꼬는 내 청춘 20년이다.

 내 스무 살과 함께한 물꼬였다.

 아무것도 없던 이곳이었다, 진흙탕, 가마솥방, 을씨년스런 교사...,

 사람들은 이곳에서 늘 일했다, 나이 직업 배경을 떠나.

 그런 시간들에서 배웠고,

 아이들 만나는 것도 여기서 배웠다.

 그 시간들을 한곳에서 꾸준히 있은 물꼬였다.

 사람들이 그걸 기억해줬으면...”

그 시간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자,

설레는 연어의 날이다.

 

불날, 현충일.

나라가 나라다와져서 국기를 달고픈 현충일,

도반이 그랬다.

 

비 내렸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비가 내렸다.

바람을 타고 내렸다.

태풍이 올 때처럼 내린 비가 많은 양은 아니나

땅을 좀 축여줄 만큼 내려주었다.

 

낯선 사람에게도 말을 건다.

비가 와요! 좋지요?”

농사를 짓지 않는 이라면 공감할 것도 아닐 것을

누구라도 붙들고 말을 붙이고픈 날, 비 내린다, 오랜 가뭄 끝.

 

저녁, 농사꾼들 몇 모였다.

비로소 한숨 돌리게 된 이들이 덕분에 곡주 한 잔,

밭에 박고 있던 얼굴을 그제야 다들 들고서.

면소재지 모든 가게가 불을 끄자

농막으로 모여들 들어 또 한 잔.

 

물꼬 논두렁 한 분이 한참을 병상이다.

오늘 같은 날은 가서 방에 불을 지펴주면 좋으련

사람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그이다.

멀리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기도.

쉬어가던 아침 수행이더니 간절함으로 날마다 대배를 하고 있다.

부디 자리 터시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42 2024. 4.15.달날. 비 옥영경 2024-05-24 8
6641 2024. 4.16.불날. 갬 / 다큐 <바람의 세월> 옥영경 2024-05-24 10
6640 2024. 4.17.물날. 맑음 옥영경 2024-05-24 16
6639 2024. 4.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5-24 18
6638 2024. 4.20.흙날. 비 옥영경 2024-05-24 20
6637 2024. 4.19.쇠날. 살짝 습기가 느껴지는 맑은 날 옥영경 2024-05-24 43
6636 2024. 3. 8.쇠날. 오후 구름 걷히다 옥영경 2024-03-28 241
6635 2024. 3.23.흙날. 살짝 비 옥영경 2024-04-10 243
6634 2024. 3.11.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02 244
6633 2024. 3.1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09 247
6632 2024. 3. 6.물날. 흐림 옥영경 2024-03-28 251
6631 2024. 3.19.불날. 진눈깨비 날린 이른 아침 옥영경 2024-04-09 252
6630 2024. 3. 9.흙날. 맑음 / 사과 한 알 1만 원 옥영경 2024-03-28 253
6629 2024. 3.22.쇠날. 흐림 / 오늘도 그대들로 또 산다 옥영경 2024-04-10 253
6628 2024. 3.20.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09 255
6627 2024. 3.24.해날. 흐림 옥영경 2024-04-10 255
6626 2024. 3.12.불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4-04-02 259
6625 2024. 3. 5.불날. 비 그치다 / 경칩, 그리고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24-03-27 260
6624 2022.12.22.나무날. 눈 옥영경 2023-01-06 261
6623 2024. 3.13.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02 26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