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집 보수공사 이틀째.
어제 종일 바닥을 뜯어냈다.
“이건 도대체 뭐지?”
나온 자재 가운데 식판같이 생긴 것들이 있다.
30년을 넘게 현장에서 살아온 이들조차 듣도 보도 못한 자재라 한다.
“열전도를 위해서 놓은 것 아닐까요, 판넬처럼?”
“차라리 관을 깔지...”
칸막이용 벽체 아래쪽으로 벽돌을 쌓아 받치기 시작했다.
날은 덥고, 커다란 선풍기도 모자라 안쪽 작업을 위해 다른 선풍기를 찾는다.
작은 선풍기를 두 대 더 틀어주지만 땀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앗!
흙집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이제 물을 머금은 벽체 한 면은 더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보수에도 한계치를 넘어선 시간인 것.
공사의 범위가 더 넓게 요구된다.
현장작업팀이 교육청에 연락을 하고,
내일 3자 간 긴급모임이다.
교무실에서는 서류 작업들.
석 달 동안 주말마다 했던 산오름 보고서를 작성 중.
관련 제출해야 할 글들도 보강.
우즈베키스탄 가기 전 끝내고 가야할 일 하나인.
자잘하게 챙기고 가야할 일들도 정리.
그 편에 떡도 좀 주문한다.
멀리서 나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이,
그런 사람이 있으면 삶이 북돋워지더라.
아무쪼록 병상에 있는 벗이 생일에 힘이 되면 좋겠다.
여러 샘들과 비어있는 동안 할 일들을 나누느라 다자간 문자들이 오간다.
그리고,
선정샘의 문자에 잠시 허리 펴고 웃었다.
‘글로 읽는데 어째서 오디오 지원이 되는 거죠?
쌤... 자주 보면 그 자주만큼 보고 싶은가 봐요... 그리워요.’
왜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