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30.물날. 맑기로

조회 수 869 추천 수 0 2017.09.29 23:45:19


무밭 마지막 두둑을 골랐다.

올해도 배추는 심지 않기로 한다.(수년 째 여러 이웃에서 키워주었다.)

안식년의 올해에다

내년엔 1월1일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 12월 31일 돌아올 예정이다.

아무래도 물꼬 일정들이 느슨할 것이다.

샘들은 어른의 학교만 꾸릴 계획을 현재 하고 있다.

(차차 물꼬 누리집을 통해 상황은 전할 것인 바.)

이래도 저래도 김장은 그만큼 어느 해보다 적은 양이 될 것.


“풀 깎아 놓으니 집이 달라 보이네.”

산행에서 땄다며 몸통 굵은 싸리버섯을 안고 나타난 무산샘이

달골 창고동과 햇발동 둘레를 돌아보며 그랬다.

얼마 전 가을학기에 하나 지을 집 앉힐 자리를 둘러보느라 깎는 결에

집 주위도 예초기를 돌렸더랬다.

그런데 '달라 보인다', 그것은 다른 건 아니라는 얘기.

존재도 그럴 테지. 달라 보일 뿐 다르지 않은 것.


장순샘이 달골 아침뜨樂과 묵정밭에 풀을 깎으라고

그 댁 보행예초기를 내려놓고 갔다.

“일주일 정도 둘게요.”

가장 간단한 조작이라지만 기계 앞에 서면 무섭다.

두려움이 배움의 가장 큰 적일지라.

알면 나아질 테다.

무산샘이 작동법을 다시 가르쳐주었다.

아침뜨樂 가운데 편편한 곳들에서 끌고 다니다.


공식 일정은 없어도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드나들고,

여전히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먹는다.

저장 음식도 전과같이 필요하다.

포도잼을 만들다.

학교 운동장에서 수확한 포도.

다른 때라면 아이들이 생과로 벌써 다 먹었을.


가까이 지내는 한 대안학교 교장샘이 학생 수급 문제로 조언을 구했다.

그참, 내 코도 석 자인 사람인 걸...

대안학교의 위상이 달라진다면 또 다른 대안을 만들면 될 일.

그리고, 이럴 줄 몰랐던가. 인구절벽이 머잖고, 실제 아이들 수가 줄었다.

대안을 찾으면 될 일, 그게 '대안'학교 아니던가. 고여 있으니 문제일 것.

새로운 문제 앞에서 옛 문제를 가지고 만지작거리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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