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살랑이는 아침.

밤나무 호두나무 아래는 그들이 무슨 나무인지를 말해주는 열매들이 뚝뚝.

아침저녁 밤과 호두를 줍는다.

무 잎도 잘 자라고 있다.


달골에 새로 지으려는 집 willing house 건으로 건축사무소에 들리는 일부터.

2013년 허가를 내놓고 여태 미뤄왔다.

올 가을 지어보자, 그러고도 생각은 혹은 상황은 조석으로 뒤집어졌다.

여태 들인 공이 아까워 더 큰 짐을 지는 건 아니냐,

차라리 포기하라는 류옥하다의 만류에서부터 벽들이 만만찮았다.

다시 지어야 하나, 지어야 할까...

물꼬의 논두렁이 되어주기도 한 건축사무소 소장님,

“공간이 필요하잖아요!”,

맞다. 그러면 짓는 거지.

특히 외국에서 물꼬stay를 신청하는 이들이 머물기에 더없이 좋을.

겨우 겨우 읽어낸 책도 도서관에 반납하고,

머무는 식구 하나 몸이 고생하기 병원에 들러 상태도 점검.

물꼬 안에서 하는 치유법을 시도하기로 하다.


당진의 한 절집에서 연잎이 보내져왔다.

스님들이 모여 배 띄우고 땄더라나.

연잎으로도 차를 만들어보라는.

물꼬에서 달여 낸 차들을 드시고 답례인 양

이웃 절집 스님 편에 보내온.

“당신 말고 물꼬 선생님 갖다 드려.”

이 맘 때(한가위 앞뒤)가 연잎의 영양이 가장 좋을 때라지.

늦었으나 연잎밥(이건 또 초팔일 즈음이 좋단다)도 만들어 볼거나,

뒤주에 현미찹쌀도 좀 있으니.

대추 밤 잣 호두 강낭콩 두루 넣어 만들어

님들 오시면 하나씩 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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