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안 식구들 넷에 들어온 식구들 여덟이 같이 보낸 사흘.

아래는 함께 보낸 이들이 남긴 글이다.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기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워주거나 컴퓨터가 저 알아 잡아준 맞춤법이거나.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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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윤진이도 연필 쥐고 물꼬의 시월을 끄적였다.

영광이의 글은 빠졌다. 갈무리 글을 쓸 때 그만 사흘 피로를 책상에 묻어버린.


1년 김현준: 재미있었어요.

(* 그림: 물꼬 본관과 해우소, 그리고 그 사이를 걸어가는 현준)


박윤실:

미리 계획하고 설레게 기다리다 고만 마음 무겁게 들어선 물꼬였는데...

잘 왔지요. 안 왔으면 이 무건 가슴 짐, 또 얼마나 담고 끙끙했을까요.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을 한번 살피라는 말씀.

아, 내 마음에 여유가 많이 사라졌구나 내가 고단하였나 보구나 알겠더라구요.

그렇게 또 까맣게 잊고 있던 내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젯밤 술보다 말이 실컷 들어 좋았더라지요.

술이 고픈게 아니라 말이 고팠구나 싶더라구요.

오고 간 말씀들 모다 이애할 수는 없었어도 다시금 무뎌진 마음들, 생각들 깨어났던 예전 ‘민감성’이 새록 빛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 끝에 꼭 드는 생각, 이 깊은 이야기 속이야기 가장 가까운 그 사람이랑도 나눌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욕심, 욕심.

물꼬는 옥샘, 옥샘이 물꼬입니다.

다녀간 귀한 인연들도 고마웁지요. 물꼬 아니면 어찌 이리 특별한 분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을까요.

감사합니다.

살림 더 보태 물꼬에서 더 잘 쓰일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또 생겼네요. 이야기 해보지요.

달님께 보낸 소원 다섯 가지. 모두 이루어질 수 있게 제 마음도 잘 다져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진:

어느덧 올해 3번째 방문하였습니다.

올 때마다 무언가를 하나씩 가져가는 느낌과 고마운 마음을 얻어갑니다.

아직까지는 헤어질 때 남는 미안한 마음이 언젠가는 고마운 마음만 남게 되길.

이번에도 새로운 분들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수정:

물꼬스테이 3일을 보내고 대전으로 향하는 발걸음 시작 전 글을 씁니다.

무슨 말을 글로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어 걍 연필가는대로 쓰려 합니다.

끼니때마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사과잼을 만들고 모닥불을 피우고 물한계곡 산책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3일이었지만 특별할 것없는 일상의 흐름을 집이 아닌 곳에서 집처럼 편안하게 보냈다는 생각을 합니다.

옥샘을 뵈면서?

영광이를 그냥 바라보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주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굳이 생각을 말로 다 뱉어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알게 되는 힘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또 하나!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

그건 나의 몫이니까 그런 생각 또한 하게 되었습니다.

옥쌤?

또 하나의 새로운 인연이 앞으로 어찌 흐를 수는 알 수 없으나 반가운 마음,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귀중한 시간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최진영:

“가서 긴 글 올릴게요.”


박무열:

멈추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 보는 것

그 무엇에도

동요하지 않는 것

그리고

주어진 몫에 쓰임새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것.

관여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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