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6.달날. 맑음

조회 수 716 추천 수 0 2017.12.11 00:10:08


수세미를 말린다,

거두어 어제 데치고 껍질을 벗겨두었던

(이게 처음에는 뭘 몰라 따서 말려 억지로 껍질을 떼 내니 어찌나 일이었던지).

보이지 않았던 동안에도 살아냈던 그것들의 속살들 앞에

작은 감동이 인다.


톱질하다. 본관 중앙현관 지붕보수.

물이 고여 머금어 처마 쪽이 썩어 들어가기 여러 해.

해야지, 하지만 엄두를 못 내고 날이 가고 계절이 바뀌고...

궁궐목수가 만들어준 지붕이었다. 상설학교를 시작하던 해였으니...

다시 지붕을 짜서 올릴 생각만 했지

썩어 들어간 지붕 부분만 떼어낼 생각은 못하다가

목조건축 지으며 간간이 물꼬 일에 조언을 하거나 보수하는 일을 돕기도 하였던 시영샘이

간단한 방법을 일러주었다,

잘라내고 달면 되는.

달골 집짓기 일로 대기상태인 무산샘이랑 작업하다.


달골 집짓기는 토목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물론 비용이 추가되는.

암벽을 안내하는 수엽샘이 마침 건축설계 일을 하고 있어

방향을 일러주다.

설계사무소와 비용문제 조율.

참 많은 이들이 얽혀 일이 만들어져 간다.


기술자 하나 들어오기로 한다. 16:30 현장모임.

내일부터 들어온단다.

임금노동자 한 명에 나머지는 물꼬 식구들이 손을 보태 집을 짓게 될 것이다.

그래도 일이란 게 시작해야 시작 되는 거지,

내일은 부디 시작할 수 있기를.

2013년이 올해까지 꼬리를 물고 온 일.


여행 중이던 품앗이 샘 하나 바삐 귀국. 여행 중에 병원행.

돌아와 병원을 다녀왔고 여러 가지 검사 중이란다.

큰 일 아니기를.

여러 해 그가 물꼬에서 중심축을 이뤄 물꼬 일이 든든했던.

그의 시간에도 물꼬가 그럴 수 있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74 2017.12. 6.물날. 아침 눈 옥영경 2018-01-11 800
1873 2017.12. 7.나무날. 눈 내리는 아침 / 예술명상 마지막 수업 옥영경 2018-01-11 825
1872 2017학년도 바깥수업 예술명상 갈무리글 옥영경 2018-01-11 852
1871 2017.12. 8.쇠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96
1870 2017.12. 9.흙날. 흐리고 눈발 / 感銘(감명)이라 옥영경 2018-01-15 782
1869 2017.12.10.해날. 잠시 다녀간 우박 옥영경 2018-01-15 835
1868 2017.12.11.달날. 눈 / 골짝을 채우는 별스런 울음 옥영경 2018-01-15 806
1867 2017.12.12.불날. 맑음 / 장순이 가다 옥영경 2018-01-15 820
1866 2017.12.13.물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821
1865 2017.12.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78
1864 2017.12.15.쇠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8-01-15 779
1863 2017.12.16.흙날. 가끔 흐림 / why not! 옥영경 2018-01-15 803
1862 2017.12.17.해날. 맵긴 해도 맑은 / 연어의 날이 생각났는데 옥영경 2018-01-17 934
1861 2017.12.18.달날. 잠깐 눈발, 오랜 바람 / 아름다운 시절 옥영경 2018-01-17 865
1860 2017.12.19.불날. 아침 눈, 그리고 볕 옥영경 2018-01-17 842
1859 2017.12.20.물날. 푹하기도 하지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꼽으라면 옥영경 2018-01-17 970
1858 2017.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7 942
1857 2017.12.22.쇠날. 맑음 / 새집에 들어온 선물이 그것만 있을까만 옥영경 2018-01-17 1035
1856 2017.12.23.흙날. 맑음 / 다녀와서도 이 일이 중심이 아니도록! 옥영경 2018-01-17 1020
1855 2017.12.24.해날. 비 옥영경 2018-01-23 10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