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교육 여드레째.

오전, 아이는 무산샘을 도와 시멘트 작업을 하다.

달골 집짓는 현장이 쉬고는 있으나

무산샘은 비어있는 시간에도 뭔가 옴작거리고 있는. 현관과 욕실 쪽 미장.

하오에는 수학 수업.

이미 돈 계산을 할 줄 아는 아이이니 숫자에 대한 이해도 어렵지 않다.

칠교 조각(삼각형 사각형 밖에 없어도 붙여 다른 도형도)을 가지고 도형을 다루고,

왜 도형이 그리 불리는지 개괄.

그리고 세 자리 수 더하기.

곱셈은 구구단이 채 되어있지 않으니 헤맬 밖에.

오늘은 구구단을 마저 외기.

같이 방을 쓰는 집짓기 우두머리샘도 아이 수학 돕기.

그 나이 때 이해하지 못한 것을 지나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도 얼마나 많더냐.

이미 인지세계가 확장되어 있으니 진도가 성큼성큼.

고교에 가서 다루는 개념도 이해해내는.


몇 해 전 위탁교육을 다녀갔던 아이의 엄마,

조카인 7학년 여자 아이 위탁교육을 부탁.

“선생님, 1주일이라도 안돼요?”

그참...

도저히 안 되겠다.

“지금 위탁교육 하고 있는 애가 12월 3일 간대면서요? 그 방으로 가면 안 되나...”

12월에는 1년을 비울 공간들을 두루 살펴야지!

“위탁교육 못해도 바르셀로나 가시기 전 민규랑 12월에 인사 갈게요.”

“그거야 상관 없습니다만...”

다녀간 인연들이 그리 넓어지는 건 고마운 일.

물꼬가 그렇잖아, 아이가 오고 부모를 알게 되고,

동생이 오고 이웃이 오고 사촌이 오고 조카가 오고

그러다 온 집안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달골 현장에는 늦은 하오 동현샘이 자재 실어 들어왔고,

무산샘과 위탁 아이와 다들 김천으로 페인트 자재 사러들 다녀왔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4794 2021. 8.22.해날. 맑음 / ‘멧골책방’에서 책 대신 잔디 옥영경 2021-08-29 665
4793 2013.10.15.불날. 흐리고 비 좀 옥영경 2013-11-06 666
4792 2014. 5. 5.달날. 구름 좀 옥영경 2014-05-31 666
4791 2014. 6.13.쇠날. 잠깐씩 구름 지나다 비 뿌리는 오후 옥영경 2014-07-04 666
4790 2015. 3.11.물날. 좀 수그러드는가, 바람 옥영경 2015-04-16 666
4789 2016. 6.21.불날. 흐림, 하지 옥영경 2016-07-16 666
4788 2013. 5.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6-10 667
4787 2013.12.20.쇠날. 해도 띄엄띄엄 가끔 눈도 날리고 옥영경 2013-12-31 667
4786 2014. 8. 6.물날. 비 옥영경 2014-08-10 667
4785 2014.12.23.불날. 맑음 옥영경 2015-01-04 667
4784 2015. 5. 2.흙날. 맑음 옥영경 2015-06-08 667
4783 2015. 8.23.해날. 갬 옥영경 2015-09-15 667
4782 2015. 8.25.불날. 비 옥영경 2015-09-16 667
4781 2015. 9.11.쇠날. 구름 꼈다 오후 빗방울 옥영경 2015-10-07 667
4780 2016. 6.22.물날. 흐림 옥영경 2016-07-16 667
4779 2016. 7. 6.물날. 갬 옥영경 2016-07-21 667
4778 2019. 5. 9.나무날. 맑음 / 당신도 결국 나를 살리는 이였으니 옥영경 2019-07-09 667
4777 2014.12.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1-04 668
4776 2015. 1.20~21.불~물날. 맑고, 이튿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15-02-23 668
4775 2016. 5.17.해날. 맑음 옥영경 2015-07-03 66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