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6.불날. 가끔 흐림

조회 수 351 추천 수 0 2018.01.23 07:07:29


바람 매운, 눈 날리는 새벽이었다.

무산샘은 달골에서 아래로, 학교아저씨는 마을에서 달골로 눈을 쓸었다.

이곳의 작업은 눈까지 쓸어가며 하는 일.

집짓는 현장이 계속 돌아간다.

샘들이며 안부들이 이어지지만, 전화도 받지 못하고 답문자도 한 줄 못하는 날들이다.

짐도 짐이지만 교무실에서부터 공간들을 좀 정리해야는데,

1월 1일 바르셀로나행 비행기표를 쥐고 계속 목공 작업 중이다.

어찌 되겠지. 정말로 안 되겠다 할 때는 고만하겄지.


무산샘은 엊그제 못다 사고 주문해두었던 자재 가지러 다녀왔다.

이어진 휴일에도 일이 될 수 있도록

흙날 서둘러 인근 도시로 나가 목재들을 실어왔더랬다.

그 나무로 주말 작업들을 했고,

그 결과 책장이 벽에 걸리고 누마루가 시작되고, 싱크대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재료가 모자랄 즈음 아침이 밝았고, 다녀왔던 바.


시영샘과 원근샘이 다녀갔네.

목조건축을 하는 그네에서 우리 현장의 시공자도 소개 받았고,

여태 내내 잘 쓰고 있는 이동식 비계 역시 이적지 그곳에서 빌린.

쓸 데가 생겼다고 직접 실으러 왔고,

당장 필요한 두어 짝만 남겨놓고 가져갔다.

“근데, 현관문이 안 닫혀요!”

경첩의 피스들을 뽑고 다시 긴 것들로 바꿔주니 멀쩡하게 닫혔고,

도어락도 풀어 다시 해놓으니 온전하다.

“후 내년엔 밥 한 끼 같이 먹기로!”

이런 것까지 어느 하나 마무리가 된 게 없던 현장은

서서히 꼴새를 갖춰가는.


“딱 걸리셨네요!”

여태 달골에 온 전기 검침원을 만났던 적이 없다.

오늘은 봤고, 붙잡았다.

진즉에 한국전력에 문의를 넣지 않은 바 아니었으나

전기회사의 책임이라고 돌려진 문제를

언제고 다시 거론해서 해결을 보고야 말리라 작정했던 일이 있었다.

올 가을학기는 집짓는 일로 밀리고 있었던.

달골 들머리 전주에서 창고동으로 들어오는 전기선이

창고동 모서리에서 메인 전기함으로 가면서

건물 모서리 일부를 심하게 찌그러뜨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패여 가는.

전선을 어딘가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돌아가 해결을 해주겠다는 답변.


어떤 일은 그렇게 순조롭지만 또 어떤 일은 반대편에 있다.

준공 관련 일 가운데 하나가 벽이다.

이미 집은 지어졌는데, 이제 와 집 짓는 자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장을 보고 얘기 하자고 실무자를 불러들였는데,

공무원 첫발을 디딘 그에게 융통은 없다.

서로 사정을 모르지야 않은 바,

현재의 해결책에 동의하는 선에서 일단 마무리한다; 준공검사를 미루자.

하여 준공 관련 건은 1년 뒤에 문제가 안 될 것만 미리 챙겨놓기로.


신발장도 짰다.

민수샘은 건축주(굳이 말하자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더냐 묻고 답을 들었던 대로

하나하나 해치우고 있었다.

신발장 문짝은 만들어진 수입품을 사왔더랬다.

두어 군데 손이 가면 값싼 걸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드디어 서쪽 벽 쪽 창 아래 데스크도 놓였다.

원래는 전면 창 아래 통으로 된 데스크였는데,

창도 줄었고, 데스크도 좀 다른 양상이 되었다.

아무렴 어디라고 없을 이상과 현실의 차이겠는가.

장순샘이 들러 손 보탰고,

원석샘은 아침에 움직이는 게 부담스럽다고 저녁 직전 산마을을 빠져나갔다.


이만큼이나 일이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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