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사이트 폐쇄 청원

조회 수 2370 추천 수 0 2018.04.01 09:17:24


[중얼중얼] 일베 사이트 폐쇄 청원



나이 들면 입이고 아래고 흘리는 게 많아진다더니

말도 그런 모양이다.

좋게 말하면 부드러워졌거나 여유로워졌거나.

싸늘하게 말하면 모나지 않으려는 처신이거나 무딤이거나.

요새는 중얼거리는 일이 흔하다.

오늘도 중얼중얼...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베 사이트 폐쇄 청원이 20만을 넘었고,

청와대는 불법성 여부를 따져보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 거라는 정도의 원론을 내놨다는데,


지나친 혐오에 대한 기사를 통해 일베를 안다.

5.18 당시 도청 앞에 쌓인 운구 사진에 ‘홍어택배 포장완료’라고 쓴 문구를 봤고,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든 사진에 ‘친구 맛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는 기사를 봤고,

세월호 관련 단식투쟁 현장 앞에서 폭식투쟁을 한 사진을 보았다.

놀랐고(무엇에?), 무서웠다(무엇 때문에?).


5.18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역사관 때문도 아니었고,

세월호 진상에 대한 다른 주장 때문도 아니었다.

무엇이든 ‘표현’을 못할 게 무에 있을까.

제 생각대로 말하는 거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거지.

문제라면 부당한 방식으로 타인의 자유와 권리가 제약되는가를 따지면 될 테고,

사이트 안에서 자정력이 있다면 다행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안에서 출렁이던 것이 넘쳐 흘러나와 타인을 해하면 법률로 다루면 될 테지.

그런데,


뭘 몰라서 그랬겠지(그렇겠지), 알고서야 어디 그럴까.

저간의 사정이 어떻고 맥락이 어째도

그래도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을 테지,

듣는 마음이란 게 주관적일 테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객관 뭐 그런 게 있지 않을지.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우리는 인간 일반으로 통일 되어 있고,

사람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이란 건 분명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 무엇보다 무서웠던 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거기 모인다는 거였다.

재밌으니 그리 모이고,

누가 하라고 해서 그리 표현한 게 아닌.

그런 표현들이 우리들에게 건강한 표출구(?)가 더 필요했다는 의미는 아닐까.

그런 발언을 해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은, 그를 미치도록 하는 세상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세상이 시간 순서로 먼저였던 게 아니었나 싶은.

그리고 그 너머

부추기고 이득을 챙기는 계층 혹은 세대 갈등 유발자, 혹은 기획자 내지 조종자들에 몸서리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짠해지는 순간. 어째야 할까, 우리 사는 땅을.


다시 돌아와서,

그래, 아무렴 몰라서 그랬겠지, 나도 그대도 모르고 하는 잘못이 또한 얼마나 많을고.

헌데,


모르는 건 어찌 가르쳐지지? 모르는 걸 어떻게 알지?

그러니 공부해야지, 이왕이면 같이. 그리고 나눠야지. 성찰 없는 책읽기 같은 거 말고.

배움의 첫 기능(機能)도 결국 사람노릇하자는 것 아닌지.

다른 가지 다 잘라내고 퍽 높인 목소리로 말하자면,

그런 것에 기여하지 않는 공부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것이 배움의 아주 '소극적인'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공부해야 한다는 말은 결국 사유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일 것.

뭐 늘 하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로 자주 끝나던 어릴 적 일기를 생각하는 밤이다.


더하여,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옥영경

2018.04.07 08:11:12
*.56.116.100

강준만 교수는 진즉에

왜 저들을 처벌하지 않는가 목소리를 높였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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