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물날 오후 비
'스스로 공부'가 이어지는 물날입니다.
어제 못다한 셈놀이도 좀 보탰지요.
찔레꽃 방학 숙제로 찾아왔던 생활 속에 만났던 퍼센트를 마저 다 헤쳐보고
자연스레 분수랑 관계를 살핀 뒤
통분에 약분도 해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답을 찾아가는 길이 참 재밌습니다.
예를 들면,
25%가 왜 1/4인가를 설명하면서
채규가 작은 덩이에서 큰 덩이로 나아가 해결한다면
령이는 큰 덩어리에서 작은 덩어리를 떼내며 설명합니다.
솔솔찮은 즐거움이지요.
포도밭에 나가 수염떼기(아이들 저들 말로)를 하다 비를 만났지요.
어릴 때 소꿉놀이 할 적
호박줄기에서 라면이라고 떼내었던 그것 말입니다.
새참을 저들이 준비해서 내고
비 오니 장구 치자데요.
지난 번에 일어서서 고래방을 오가며 슬쩍 몸에다 굿거리를 실었을 뿐인데
오늘은 그걸 장단으로 칩디다.
잘해요, 참 잘합니다,
저들 앞에서야 칭찬을 아꼈습니다만.
빗길 헤치고 이 골의 끝마을 돌고개에서 박명기님이 내려오셨습니다.
잘 키운 느타리버섯을 노란 콘티 가득 담아오셨지요.
별로 좋지 않다며, 주시면서도 멋쩍어하십니다.
고맙지요, 차암 고맙지요.
마을 어르신들이 이리저리 마음들을 써 주시니
시골살이 고달프기가 덜한 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