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나무날 흐림

조회 수 1087 추천 수 0 2005.07.16 03:45:00

7월 7일 나무날 흐림

목공실(창고)을 부수는 날입니다.
벽을 헐고 바닥을 깨고...
시끄러운 속에도 연필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다가
곶감집으로 오르자 했네요.
나가서 감나무 아래 평상에서 먼저 모여 가자 했는데
큰 마당으로 나가니 아이들은 일하는 포크레인에 넋을 빼고 있었답니다.
산골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겠지요.
빠질세라 섰는 아이들을 보는 게 더 재미났다지요.
나온 콘크리트들은 어제의 약속대로 대동개발 주식회사에서 실어내 주었답니다.
(그 자리에 콘크리트 기초가 다시 다져졌지요.
'짚풀문화나눔장'이라는 사랑방이 생겨날 텝니다.)

곶감집, 궁궐이데요.
나중에야 알았지만 어른들이 청소 한 바탕 잘 해주어서 더했겠지요.
밥알 김영규님과 신동인님이 심혈을 기울여놓은 모기장이
이야, 굉장하데요.
'물이랑'은 지난 봄학기와 여름학기 내내 한 공부들을 들춰보았습니다.
제(자기)가 정리한 노트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기억을 살리는 게지요.
"자, 그럼 우리가 배운 것들을 어떻게 표현해낼까?"
읽어주고 있는 동화 책의 어느 장도 읽고,
무서운 이야기 6탄도 한 뒤
나머지 공부는 아이들에게 맡겨둡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한 공부 가운데 무엇을 중심에 놓을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과정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얼마나 클지요...

리어커도 경운기도 들어가기 어려운 길이라
신씨 할아버지는 언덕밭에서 감자를 져내
경운기로 부리고 계셨습니다.
이런 풍경을 우린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요.
아이들끼리 하는 작업을 두고 곶감집을 나오다
얼른 달려가 지게를 받치며 콘티를 내려드렸습니다.
아이들 멕여보라며 손 하나 보태주지 못한 이웃을 위해
한 콘티(노란 플라스틱 큰 상자) 보내도 오셨네요.
어르신들 그늘로 늘 사는 물꼬라지요.

어른들이 바빠 포도밭에서 몸을 못빼
저들끼리 논에 들어가 피살이를 한 아이들은
죽지 않은 기세로 대동놀이를 외치며 대문을 들어섰지요.
상범샘 등 떠밀어 내보내고이 불려나가고.

식구 모두 한데모임이 저녁에 있었습니다.
"감자 캐요."
누구집에 캐더라, 캘 때가 됐다, 우리는 아직 잎이 너무 싱싱하다, 좀 더 말라야 해,
농사 지어봤다고 가늠들을 해대는 아이들입니다.
곶감집 청소가 너무 흐지부지하다 하니
아침마다 일찍 일어난 이가 책방에 먼저 가 머물게 아니라
같이들 깨워 청소도 하고 내려오기로 합의점을 찾습디다.
더도 안바랍니다, 이 아이들만큼만 하고 살고프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054 2022 여름 청계(7.30~31) 갈무리글 옥영경 2022-08-07 384
6053 2022 여름 청계 닫는 날, 2022. 7.31.해날. 비 옥영경 2022-08-07 403
6052 2022 여름 청계 여는 날, 2022. 7.30.흙날. 흐림 옥영경 2022-08-07 450
6051 2022. 7.29.쇠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88
6050 2022. 7.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27
6049 2022. 7.27.물날. 몇 차례 먹구름 / 경제적 이유 때문에 못 보낸다 하셔놓고 옥영경 2022-08-07 352
6048 2022. 7.26.불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51
6047 2022. 7.25.달날. 젖은 땅 말리는 해 옥영경 2022-08-06 375
6046 2022. 7.24.해날. 잔비 옥영경 2022-08-06 326
6045 2022. 7.23.흙날. 흐리다 저녁 빗방울 잠시 옥영경 2022-08-06 335
6044 2022. 7.22.쇠날. 오후 비 옥영경 2022-08-06 320
6043 2022. 7.21.나무날. 비 옥영경 2022-08-06 339
6042 2022. 7.20.물날. 갬 옥영경 2022-08-05 324
6041 2022. 7.19.불날. 갬 옥영경 2022-08-05 347
6040 2022. 7.18.달날. 비 옥영경 2022-08-05 327
6039 2022. 7.17.해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23
6038 2022. 7.16.흙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25
6037 2022. 7.15.쇠날. 가끔 먹구름 옥영경 2022-08-04 316
6036 2022. 7.14.나무날. 반 맑음 / 속알모임(물꼬 운영위원회) 옥영경 2022-08-01 392
6035 2022. 7.13.물날. 비 옥영경 2022-08-01 3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