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선선하지만 낮은 기온 높고,

그래도 산마을은 아직 여름이라 말할 만치 덥지는 않은.

볕이야 뜨겁다만.

다습도 하고.


나흘째 9월에 낼 예정인 걷기여행 책의 원고를 수정하고 있다.

6월에 낸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원고를 그곳에서도 내고 싶어 했으나

이미 다른 곳과 계약을 한 바

차선으로 걷기여행 책을 제안해왔더랬다.

재작년에 한 신문에 연재했던 글.

써두니 또 써먹을 일이 생긴.

주에 세 차례나 마감에 쫓기며 바삐 썼던 글을

좀 다듬어 낼 기회가 되니 반가울.

첫 수정 원고를 곧 보내기로 했는데,

도대체 글 한 줄이 쉽지 않네.

엿새로 작업날을 잡아놓고 나흘이 흘러가고 있는데...


오전엔 학교에서 보낸다,

교무실에서 처리할 일들을 모아서.

문건을 만들고 인쇄하고 복사하고.

부엌에 들어가서는 장아찌를 만들지.

이어진 두 차례의 행사 뒤 남은 채소들이 많았다.

양파도 흔하네.

간장물을 끓이고

양파, 파프리카, 오이, 고추를 썬 것에 붓다.

딱 한소끔 김을 빼고 뜨거울 때 부어야 아삭아삭하다.

학교아저씨는 고추밭을 매고 있었다.


오후,

달골에는 인터넷 유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전화기를 통해 쓴다.

그런데, 전화기가 먹통이다.

Invalid SIM. 껐다 켜면 아주 잠깐 작동하다 또 먹통.

대리점을 가라네. 별 수 없이 가야지 뭐.

인근 도시로 나가다. 마침 두어 가지 사들일 것도 있고.

나간 걸음에 배터리도 바꾸려하니 수리센터를 가야 한다네.

다시 다른 도시로 옮겨가니 백업을 해두어야 한다더라,

내용물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여기서는 백업 할 수 없나요?”

안 된다 하니 또 미루게 되었네.

하얀샘이 대해리 들어왔다가 실어주고 내려주었더라.

물꼬 일로 오가는 일 잦으니 오늘은 그의 차에 기름을 한가득 넣어주었네.

그거라도 해야 했던.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출판사에서도 드디어 홍보를 시작한다.

담당자의 첫 연락이 왔다.

그래, 이제 뭔가를 해야겠지...

그러고 보니 출판사 사람 누구도 얼굴을 보지 못하고

(아, 서울역에 연어의 날 밑돌모임 가면서 교정지를 넘기며 편집자를 보긴 했구나.)

책이 나왔다.

간혹 은자들이 있기는 했어도

예전에는 출판사 사람들과 마주하는 일이 있었는 걸

요새는 그리도 작업이 되더라.

이런 게 생경한 나는 역시 ‘옛날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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