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樂 밥못 둘레 풀을 매고,

밥못 머리, 그러니까 물고기 모양의 입 모양 자리의 개나리 둘레도 잡초를 뽑는다.

어느새 측백 줄기를 타고 오르는 덩굴들 가위로 자르고,

아침뜨락을 나와 아래의 594 터로 옮겨 땅을 마저 고른다.

거기 도라지씨를 뿌리지.

그러다 가는 서울길,

연어의 날 준비위 모임이 있다.


서울역에서 출판사 편집자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곧 출간할 자녀교육에세이 원고를 두고 두 차례의 교정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출력된 교정지가 와서 최종교를 편집자에게 넘기는.

“이렇게 마감 날짜 꼬박꼬박 지켜주는 작가님이라니!”

그 동네 좀 안다. 마감일 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지키고 싶었다. 늘 반복되는 그 동네 관행이 싫어서.

제 때 넘기지 않을 때 다음 일을 할 사람들이 할 고생을 너무나 잘 안다.

무엇보다 연어의 날에 맞춰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내 역할을 또 다해야 하는.

뭐 이것저것 다 빼고도 지켜야 하는 마감 아니겠는가.

출판사에서는 편집자를 바꿔가면서까지 저자가 원하는 날에 맞춰 출간을 하려 애쓰는.

디자인팀에도 이미 원고가 넘어가 작업 중이란다.

교정지 속에다 아침에 풀매다 발견한 네잎토끼풀을 하나 끼워

그동안의 편집자의 애씀을 치사했네.

산골 선물이란 게 그렇다.

쌍둥이 중학생을 키우는 편집자랑 눈물 나게 떠든 수다와 연대였더라.


저녁 7시 물꼬 밑돌들이 모였다; 아리샘 휘령샘 서현샘 인교샘 기표샘.

점주샘은 내게 한 표로 붙었고,

희중샘은 너무 먼 곳이고,

선정샘은 아직 끝내지 못한 결산으로 여태 일터에 있었고,

연규샘은 침잠 중인 날들이라.

‘거울보기’부터 한다. 요새 무슨 생각을 하나, 어찌 사나 돌아본.

이어 2017 연어의 날에 대한 성찰;

잠자리 안내며 처음 온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더라는.

장승깎기 시연은 좋은 일정이었으나

엔진톱 소리가 물꼬의 정적을 깨서 아쉬움이 또한 있더라는.

2019 연어의 날은 더 친절하게, 더 물꼬스럽게(고요하되 뜨거운?) 수 있길.

당일 전체흐름에 대한 오늘 나눔의 정리는 서현샘이,

밥상 정리는 인교샘이 해서 물꼬 중앙으로 날리기로 한다.

그리고 자정이 넘어가도록 질펀하게 나눈 곡주.

인교샘과 휘령샘과 기표샘이 식구들을 위해 주머니를 열었더라네.

반갑고, 고맙고, 유쾌하였다.

어찌 어찌 또 행사를 준비한다.

이러저러 발걸음이 느렸던 두 해를 지나 2019년이다!


여기는 여의도 기표샘네.

서울역에는 휘렴샘이 있고, 김포에는 아리샘이 있고, 부천에는 상희샘이 있고...

늘 서울 걸음에 묵던 선배네가 서울을 떠나고 나니

또 그렇게 묵을 곳들이 있다.

사람의 삶이란 그리 살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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