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쇠날. 흐리다 비바람

조회 수 535 추천 수 0 2019.10.16 02:49:01


밤, 숲이 다 뽑혀버릴 것 같은 바람이다.

지난여름 지붕을 손봐 놔서 얼마나 다행한지.


저녁에는 이웃에서 잘 손질한 생선이 왔더랬다.

바다낚시를 갔던 이가 전해온 것이다.

사람이 이런 것으로 사는 거구나, 이웃정이 고마웠더라.


이른 아침 문자가 들어왔다, 잠깐 들러도 되겠냐는.

때때로 물꼬를 돕는 선배,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오자마자부터 들어왔던 안부였건만

여태 얼굴을 보지 못하던 그였다.

"원주에 어머니 요양원에 들른 후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나 지난달에도 들린다 소식은 있었으나

9월에 낼 책 원고를 수정하고 있던 때,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 일본을 다녀와야 할 때였던.

바깥세상 못잖게 분주한 물꼬살이.


오십사 하고 함께 추풍령의 한 이웃에 들리다.

지난 연어의 날에 그곳 식구 셋 다녀가다.

재작년 연어의 날엔 그곳에서 키운 채소들로 잔치에 쓰일 샐러드를 다 만들었다.

주인장이 농사지은 포도를 내주었다.

애써 지은 걸 못 받겠다 했다.

그래도 멀리서 온 손님에게는 꼭 주고파해서 한 상자만 실었다.

바깥 데크 쪽 비바람을 어찌 해결하면 좋을까 조언도 구한 바

선배가 조언한 값이라고 하며.


태풍 온다고 학교 본관에서부터 달골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물 창을 단단히 닫고 잠그고

날려갈 만한 것들 넣고

밖에 두어야 할 물건이라면 물을 채우거나 돌을 채워 넣었다.

한밤 햇발동 대나무 풍경도 떼어 내 내렸더랬다.


밤이 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새 노트북컴퓨터가 생기다 옥영경 2003-12-10 2668
6613 2020. 4.13.달날. 맑음 옥영경 2020-06-15 2631
661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626
6611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99
6610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95
6609 7월 8일, 요구르트 아줌마 옥영경 2004-07-19 2594
6608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91
6607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91
6606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585
6605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68
6604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550
6603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530
6602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527
6601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519
6600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510
6599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80
6598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65
6597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428
6596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423
6595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41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