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있던 장갑을 끼고 들에 가는 길이었는데,

! 손가락을 물어 얼른 벗었더니 거미가 바삐 달아났다.

개미가 깨문 정도의 강도였다.

거미도 문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지.

궁지로 몰린 쥐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던가.

사람도 그리 내몰리지 않게 살펴야 한다.

아이들인들!

 

사이집 들머리 수로관 하나 묻었다.

있던 걸 툇마루 작업할 때 트럭이 드나드느라 빼두었던.

다시 자리에 놓고 묻지는 않은 채 거적(야자매트)으로 덮어두고 쓰고 있었다.

자꾸 발에 걸렸다. 겨울 지나 해야지, 그러고도 4월이 다 돼버렸네.

엊그제 파다가 돌에 걸려 또 밀어두었다가 오늘 마저 손대다.

그게 파서 묻을 게 아니었더라고. 흙을 실어다 채웠다.

다시 야자매트를 덮는데, 그 끝이 너덜거렸다.

흙을 파서 그 끝을 묻어 다지다.

 

아침뜨락에서는 튤립을 심었다.

작년에 샘들이 심었던 건 멧돼지들을 잘 파먹고 떠났지.

꽃그늘 길 곁 동그라미 안에 심었다.

대나무 수로와 실도랑을 치고,

맥문동 마른잎들을 잘라주고,

에키네시아 자리 앞으로 잔돌들을 치웠다.

맥문동 아래서는 이미 새 잎들이 부지런했다. 다치지 않게 조심.

창고동 뒤란 축대에 있는 것들은 굳이 잘라주지 않지만 옴자 안은 깔끔하라고.

대나무도 13개 잘라 대나무울타리에 또 이어주었다.

작업도구들이 다 있으니 수월하다.

공구가 일 다하지 뭐.

 

대게를 찐 저녁이었다.

일 년에 한 차례는 그리 챙겨주는 분이 계시다.

큰 솥단지가 있는 살림이 이럴 때 딱 고마운.

압력솥 둘에 쪘다.

다섯이 한 사람에 3마리씩 안고 먹었더라.

그러고도 6마리를 얼려두다.

먼저 오는 이가 먹을 테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2019. 3. 3.해날. 흐림 옥영경 2019-04-04 2585
6613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571
6612 2019. 3.22.쇠날. 맑음 / 두 곳의 작업현장, 아침뜨樂과 햇발동 옥영경 2019-04-04 2569
6611 7월 8일, 요구르트 아줌마 옥영경 2004-07-19 2569
6610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68
6609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67
6608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59
6607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58
6606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40
6605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514
6604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96
6603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488
6602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486
6601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485
6600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467
6599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51
6598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36
6597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94
6596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374
6595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5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