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의 계절, 그를 생각지 않을 수가 없다.
봄을 달래로 노래하던 벗을 생각했다.
오늘도 달래장을 밥상에 놓았나니...
저녁부터 소쩍새 울다 고즈넉해진 밤이다.
한 출판사에서 신간 두 권을 보내면서
정성스런 글씨로 쓴 감동의 엽서를 동봉한 게 한참 전,
이제야 답을 했다.
책상 앞보다 밭이 더 가까웠던 봄날들이었다.
4월 물꼬stay, 4.19에 여는 첫 공식 물꼬stay 일정이다. 설렜다.
달마다 세 번째 주말 2박3일로 자리를 잡은 물꼬 스테이이다.
건강한 길을 몸으로 익혀 마음에 전하기,
물꼬 스테이를 통해 이르고자 하는 바이다.
시작과 끝을 꼭 함께해야 한다,
안내자와 의논 없이 일정에서 벗어나면 퇴장이라고 했다.
생각이 어지럽힐 틈 없이 몸을 움직이며
내 몸으로 내 삶을 사는 법을 익히자고 했다.
굳이 여기까지들 오는데 쉼이 더 필요한 것 아닐까,
절집도 아닌데 여기서까지 이렇게 빡빡한 일정이어야 할까,
하지만 이번에는 그리 해보기로 한다.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다
흔들리며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물꼬의 여느 일정의 특성대로라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그러니까 일정대로 따르거나 자유로이 지내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자리잡아가지 않을까도 싶은데...
저녁 6시 물꼬 stay 문을 열다.
때 | 속 |
04:30 | 아침열기 |
05-06시 | 해건지기(아침수행) |
06-08시 | 때건지기(아침밥상) |
08-09시 | 시 읽는 아침 |
09-12시 | 일수행 |
12-14시 | 때건지기(낮밥상) |
14-17시 | 일수행 |
17-19시 | 차와 쉼 |
19-20시 | 달건지기(저녁수행) |
20-22시 | 실타래(집단상담) |
22:30 | 잠자리 |
‘차와 쉼’; 갓 베 온 부추전을 호두와 차와 내놓았다.
‘달건지기’; 목탁을 두드리며 반야심경 독경
‘실타래’ 대신 오늘은 각자 책을 한 권씩 끼고 앉았다.
읽고 모이는 독서회가 아니라 모여서 읽는 독서회도 올해 마련하고 있는 물꼬의 일정 하나.
그 예비적 성격이었다고나 할까.
책 읽을 시간을 내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했다.
밤 10시 갈무리한 뒤 씻으러들 들어갔다.
22:30 불이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