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이 여름 멧골 책방 두 번째 일정을 마치고 남긴 갈무리글입니다.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

 

백서현:

많이 이야기하고, 조금 울고, 자주 웃었다.

처음 물꼬에 왔던 스물두 살의 서현이가 열 살은 훌쩍 더 넘어서,

서른 네 살의 서현과 만난다.

언뜻 들었던 물꼬의 계획-이를테면 학교 뒤 계곡을 여름수영장으로 쓰는거나

명상정원의 구상들이 현실에 만들어진 결과가 신기하다.

말의 힘, 생각의 힘,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삶의 힘, 다시 한 번 느낀다.

한가롭게 책방에 누워 먼지폴폴 나는 책을 보다가

한식기능사 조리사님의 궁중요리를 맛보고

소울카페 주인장님이 내려주는 최고급 홍차와 다식을 음미하고

명상지도사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깊이 호흡하고 몸을 움직인다.

24시간 동안 가득 채운 에너지가 또한 삶을 사는 나의 오늘에 스민다.

돌아가서도 이 힘으로 잘 살아야지!

 

이용욱: 인생학교 3학년 6

두 번째 방문한 물꼬, 처음 연어의 날에 왔을 때보다 어색함은 줄고, 시간은 더 짧게 느껴졌다. 오늘의 테마는 책방이었다.

밥을 같이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보고, 또 먹고 움직이고 이야기하고.

책방, 수많은 의무와 정보들의 폭풍우 속에 벗어날 수 있던 몇 안되는 순간. 나는 항상 정보에 뒤처지는 불안에 휴대폰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책방에서처럼 20년전-혹은 2000년의 방법일수도 있었다. 단순한 하루하루의 순환이라도 

매순간 이유를 찾고, 비우고, 다시 채우는 일을 반복할 수 있다면 근거없는 불안에 함몰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한번에 될 것 같지는 않으니 옥쌤의 긍정에너지가 더 필요할 것을 알기에, 서현 작가님과 수행을 계속하며 일상을 마주하러갈 

준비를 한다.

나보다 더 서현님과 긴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항상 재밌다. 물론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시기에 안심하고 

나도 생각을 말할 수 있다. 내가 좋았다면 누구나 좋은 것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테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165 계자 닷샛날, 2020. 1.16.나무날. 맑음 / ‘저 너머 누가 살길래’-마고산 옥영경 2020-01-28 2554
6613 똥 푸던 날, 5월 6일 옥영경 2004-05-12 2552
6612 푸른누리 다녀오다 옥영경 2004-01-29 2550
6611 서울과 대구 출장기(3월 5-8일) 옥영경 2004-03-10 2542
6610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540
6609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521
6608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492
6607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89
6606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469
6605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469
6604 김기선샘과 이의선샘 옥영경 2003-12-10 2462
6603 물꼬 사람들이 사는 집 옥영경 2003-12-20 2439
6602 122 계자 이튿날, 2007.12.31.달날. 또 눈 옥영경 2008-01-03 2435
6601 새금강비료공사, 5월 11일 불날 옥영경 2004-05-12 2426
6600 장상욱님,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376
6599 [바르셀로나 통신 3] 2018. 3. 2.쇠날. 흐림 / 사랑한, 사랑하는 그대에게 옥영경 2018-03-13 2359
6598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46
6597 2019. 2.28.나무날. 흐림 / 홈그라운드! 옥영경 2019-04-04 2340
6596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23
6595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30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