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6.흙날. 맑음

조회 수 736 추천 수 0 2019.05.07 00:34:28


진달래가 피었다.


어제는 식목일, 이즈음이 나무 심기 좋은 때.

사이집에 남쪽으로 울타리 자리를 패다.

곧 편백을 좀 주겠다는 분이 생겼다.

오전 세 시간, 오후 세 시간. 딱 그만큼만. 천천히.

돌이 많았다.

가장자리로 쪼르륵 선처럼 쌓는다면 넘어오는 풀의 기세도 좀 덜하지 않을까,

마당 편에서 하나의 경계도 만들어지고.


돌을 이어 쌓다. 그저 한 줄.

지극하게 쌓기.

돌도 얼굴과 위아래를 가졌다.

편편한 가슴끼리 서로 이어주었다. 신비로웠다.

이곳의 울통한 것과 저곳의 불퉁한 것, 꼭지와 꼭지, 요와 철의 만남.

딱딱 맞춰지는 이, 아, 돌탑도 돌담도 그리 쌓는 것이겠구나.

흔들거리면 옆이 혹은 안이, 아니면 위에서 누르는 힘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로를 기대고 돌이 서 있었다.

서로를 기댄다는 말이 그런 거였구나!


그대로 사뭇 심어두고, 그래서 풀이 잡아먹어버린, 내가 심은 것들을 생각했다.

특히 달골 아침뜨樂 아래 밭 울타리에(밭가에) 심어두고

잊힌 자두나무 대여섯 그루는 흔적이 없다.

심은 것은 그렇게(심었다고) 키워지는 게 아니었다! 

아이도 낳았다고 부모가 아닌 게지. 돌보아야 한다.

아이한테는 그래야는 줄 알면서 나무는 왜 아니었던 겐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14 2022.12.11.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76
6613 2024. 3.12.불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24-04-02 276
6612 2022.12. 7.물날. 흐림 옥영경 2022-12-29 277
6611 2022.12.20.불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77
6610 2023. 5.12.쇠날. 흐림 옥영경 2023-06-13 277
6609 2022.11.18.쇠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278
6608 2022.12.27.불날. 맑음 / 떡국떡을 더한 감동 다섯 옥영경 2023-01-08 278
6607 2023.12.19.불날. 흐림 옥영경 2023-12-31 278
6606 2024. 3.18.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4-09 280
6605 2023.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12-31 281
6604 2024. 1.17.물날. 비 옥영경 2024-01-29 281
6603 2024. 1.21.해날. 비 옥영경 2024-02-07 281
6602 2024. 3. 5.불날. 비 그치다 / 경칩, 그리고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24-03-27 281
6601 2020. 6.21.해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82
6600 2022.11.16.물날. 젖었던 하늘, 갠 아침 / 겨울90일수행 첫날 옥영경 2022-12-16 282
6599 2022.11.25.쇠날. 맑음 옥영경 2022-12-24 282
6598 2022.12.18.해날. 맑음 옥영경 2023-01-06 282
6597 2023. 2.22.물날. 맑은 낮이었으나 밤비 밤눈 옥영경 2023-03-19 282
6596 2023. 3.19.해날. 맑음 옥영경 2023-04-10 282
6595 2022.10.19.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11 2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