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6.흙날. 맑음

조회 수 777 추천 수 0 2019.05.07 00:34:28


진달래가 피었다.


어제는 식목일, 이즈음이 나무 심기 좋은 때.

사이집에 남쪽으로 울타리 자리를 패다.

곧 편백을 좀 주겠다는 분이 생겼다.

오전 세 시간, 오후 세 시간. 딱 그만큼만. 천천히.

돌이 많았다.

가장자리로 쪼르륵 선처럼 쌓는다면 넘어오는 풀의 기세도 좀 덜하지 않을까,

마당 편에서 하나의 경계도 만들어지고.


돌을 이어 쌓다. 그저 한 줄.

지극하게 쌓기.

돌도 얼굴과 위아래를 가졌다.

편편한 가슴끼리 서로 이어주었다. 신비로웠다.

이곳의 울통한 것과 저곳의 불퉁한 것, 꼭지와 꼭지, 요와 철의 만남.

딱딱 맞춰지는 이, 아, 돌탑도 돌담도 그리 쌓는 것이겠구나.

흔들거리면 옆이 혹은 안이, 아니면 위에서 누르는 힘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로를 기대고 돌이 서 있었다.

서로를 기댄다는 말이 그런 거였구나!


그대로 사뭇 심어두고, 그래서 풀이 잡아먹어버린, 내가 심은 것들을 생각했다.

특히 달골 아침뜨樂 아래 밭 울타리에(밭가에) 심어두고

잊힌 자두나무 대여섯 그루는 흔적이 없다.

심은 것은 그렇게(심었다고) 키워지는 게 아니었다! 

아이도 낳았다고 부모가 아닌 게지. 돌보아야 한다.

아이한테는 그래야는 줄 알면서 나무는 왜 아니었던 겐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54 2016. 7. 6.물날. 갬 옥영경 2016-07-21 671
1853 2015. 9. 8.불날. 맑음 옥영경 2015-10-01 671
1852 2015. 8.27.나무날. 소나기 옥영경 2015-09-18 671
1851 2015. 7.30.나무날. 맑음, 보름달 옥영경 2015-08-05 671
1850 2015. 7.11.흙날. 저녁비 옥영경 2015-07-31 671
1849 2015. 6. 6.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8 671
1848 2015. 4.15.물날. 갬 옥영경 2015-05-13 671
1847 2015. 3.25.물날. 맑음 옥영경 2015-04-24 671
1846 2015. 3.11.물날. 좀 수그러드는가, 바람 옥영경 2015-04-16 671
1845 2015. 3. 7.흙날. 맑음 옥영경 2015-04-04 671
1844 2014.12.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4-12-31 671
1843 2월 빈들 닫는 날, 2013. 2.23.해날. 맑음 옥영경 2014-03-11 671
1842 2014. 2. 9.해날. 눈 옥영경 2014-02-28 671
1841 2013. 8.1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9-02 671
1840 2013. 7.1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3-07-28 671
1839 2021. 8.22.해날. 맑음 / ‘멧골책방’에서 책 대신 잔디 옥영경 2021-08-29 670
1838 2016. 6. 7.불날. 흐린 옥영경 2016-07-06 670
1837 2016. 6. 3~4.쇠~흙날. 뿌연 하늘, 그리고 비 옥영경 2016-07-06 670
1836 2015.10.30.쇠날. 맑음 옥영경 2015-11-23 670
1835 2015.10. 3.흙날. 맑음 옥영경 2015-10-31 67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