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2821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4130
320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관리자3 2004-06-03 2947
319 무사히 도착했습니당 [1] 현택 2023-06-26 2954
318 안녕하세요 image [2] 제주감귤 2021-01-15 2964
317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관리자3 2004-06-03 2965
316 단식수행-감사한 봄날이었습니다. [3] 연규 2021-04-23 2967
315 2011 피스로드 2nd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imagemovie 피스 2011-10-22 2977
314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2] 윤호 2021-08-01 2988
313 [시 읽는 아침] 셋 나눔의 희망 물꼬 2019-03-13 2992
312 잘 도착했습니다 :D [1] 강우근영 2021-08-13 2992
311 아 저도 쫌 늦엇나요!? (146계자!) [5] 경초르 2011-08-15 2993
310 언제나 특별한. [1] 휘령 2021-08-14 2993
309 2022학년도 대입개편 권고안 [1] 물꼬 2018-08-13 2997
308 경부선하행시간표가바뀌었는데.. [1] 석경이 2008-07-15 3002
307 [부음] 안혜경의 부친 안효탁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물꼬 2019-04-12 3007
306 편안했던 시간 [1] 휘령 2022-10-23 3007
305 168계절자유학교 우듬지 사이 더 파란 하늘을 마치고 [1] 태희 2021-08-13 3013
304 책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도서출판 씽크스마트) 물꼬 2018-08-23 3015
303 2기 방학캠프 참가자 추가모집 및 1기, 피스로드 마감 안내 image 피스 2011-12-01 3017
302 잘 도착했습니다! [1] 윤지 2021-08-14 3021
301 우빈이 잘 도착했습니다. [1] 박우빈 2020-08-03 302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