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60 추천 수 0 2003.05.03 01:28:00
자유학교 물꼬 *.75.68.189
[속보] 물꼬의 터줏대감 중에 하나인, 본관 앞에 달려있던,
그래서 처음 오는 아이들은 꼭 한번씩 쳐 보던,
이제는 어디서 찾아볼 수도 없는,
그 추억의 종이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학교를 비울 때, 누가 가져갔나 봅니다.
오늘 일하다가 종이 없어진 걸 발견하고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정말 슬펐습니다.
나쁜 놈! 나쁜 놈!

오늘은 어제 말씀드린 대로 아이들과 첫 나들이를 갔습니다.
4월 나들이!
정말 눈썹 휘날리게 바쁜 날이었지요.
어제 두시 넘어 자서 아침에 8시쯤 일어났지요.
어제 슬리퍼 끌고 왜관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예님이 어머님과 아침을 같이 하고 어머님이 가신 후에,
11시까지 두시간만에 본관 창문에 겨울내 쳐있던 비닐을 다 뗐습니다.
좀 쉬었다가 거의 석달만에 본관 청소를 했습니다.
거미줄도 거미줄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그새 방 세 개를 다 휘젓고 다녔더군요.
(공부는 첫째방에서 하고 있지요^^)
몰랐던 창문도 하나 깨져 있고...
중간에 희정샘은 애들 나들이 간식하러 가고,
광 나도록 쓸고 닦고 했더니 낮 2시가 다 되어 갑니다.
아이들과 3시에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근데 2시쯤에 아이들 대표로 6학년 기은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 다 끝났다고, 애들 다 모여서 기다리고 있다고...
그때부터 날아다녔습니다.
걸레 빨아놓고, 물병에 물 담고, 튀겨놓은 팝콘도 봉투에 담고, 김치김밥도 통에 담아 들고 뛰어 나와서 문 잠그고, 그래도 밖에 나가는 데 바지라도 갈아입고, 애들 노래 테이프도 챙겨서 바람 휘날리게 차를 몰았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앞에 무지 큰 덤프 트럭 두 대가 딴엔 씨기 간다고 가는데 좌우지간 막아서고 있어서 맘만 먼저 가 있고 덤프 트럭 뒤를 따라갔지요.
애들은 거의 기다리다 지쳐있었지만 멀리서도 물꼬 차를 발견하고 통통 튀며 달려오대요. 오긴 왔는데,
"샘 왜 인제 와요!, 기다렸잖아요. 저는 두시간이나 기다렸어요. 어쩌구 저쩌구 주절주절..... 왈구왈구..." 막 쏟아냅니다.
다 주워 듣고 어쨌든 우린 모두 만났습니다. 그리고 출발!

날도 좋고, 노래도 좋고, 애들 재잘거리는 소리도 좋고, 딱입니다.
휘잉 달려서 심천 '국악기제작촌'으로 갔습니다.
먼저 '국악박물관'
"여기는 여러 사람이 오는 박물관이야. 조용하게 돌아보면 좋겠다. 각자 돌아보고 앞에서 만나자."
'네!'
대답이 무섭게 왁자지껄! 사라진 아이들이 어!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왠일인가 했더니 영상실에 들어가 국악 홍보물을 보고 있습니다. 앞자리에 졸로리 앉아서 어찌나 이쁘게 보던지... 저와 희정샘은 둘이서 우아하게 박물관을 둘러보았지요. 그러나 얼마 안 돼서 보고 나온 애들이 박물관을 휘젓고 다닙니다.
잘 해 놨더군요. 게다가 평일이라 우리밖에 없어서 더 좋았지요^^ 2층엔 체험관이 있었는데 사물악기뿐만 아니라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등 다 있더군요. 근데 관리가 안 돼서 채는 거의 없더군요. 애들이 다 가져갔다고... 애들 오면 설명도 해주고 연주하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같이 해 주면 좋으련만 그냥 시설만 해놓고 방치하니 그럴 수 밖에요. 희정샘과 저는 그저 악기 보관하는 멋더러진 사물함과 시설에 마냥 부러워하며 나왔지요.

다음은 애들과 바로 옆에 있는 '국악기 제작촌'으로 갔지요. 어제 전화해서 예약했는데, 한 20분 늦게 갔더니 전화 받으셨던 현악기 사장님이 나가셨다네요. 게다가 행사준비로 다들 바쁘셔서 우리끼리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악기를 만들거나 말았거나 관심없는 2학년 상연이와 6학년 상익이와 민근이는 그새 물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날도 좀 덥기도 했지요. 바로 옆에 금강이 조용히 흐르고 있는 여유로운 한낮에 애들은 물고기처럼 퍼득이고 반짝이더군요.

그리고 우린 다시 차를 타고 5분 정도 가서 '옥계폭포'로 갔습니다.
그 6박7일 계자에서도 가기를 실패했던 그 옥계폭포!
와! 장관이었습니다.
아마 저도 폭포를 처음 본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 멀리서부터 폭포를 발견하고 애들처럼 좋아했더니
오늘따라 유난히 제 손을 잡고 같이 오던 6학년 민근이가 덩달아 좋아합니다.
"와, 샘은 폭포 처음 보는 거야."
"저두요. 너무 좋아요.'
(같이) "와아아아아~~~~" 얼마나 웃었던지...
옆에 갔더니 물보라가 일어 서늘하대요.
한참 팔짝팔짝 뛰며 구경하며 좋아하다가
한쪽에 자리 펴고 김치김밥이랑 팝콘이랑 먹었습니다. 김치김밥은 여기서도 정말 꿀맛이더군요.
그 와중에도 그렇게 많이 먹는 상연이는 김밥은 본 척도 안하고 올챙이 잡느라 그냥 지가 물웅덩이에 들어가고... 그냥 계속 젖어있습니다.
애들은 물웅덩이 멀리 건너기 시합도 하고,
또 어떤 애들은 폭포 옆에 절벽을 딴에는 높이 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애들은 옆에 앉아 말도 안하고 김밥 먹기도 하고,
또 어던 애들은 계속 와서 다른 애들 상황을 보고하고,
그냥 너무나 좋았습니다.
여유있게 앉아 푸지게 먹고, 또 느긋하게 걸어나왔습니다.

애들 너무나 좋아하더군요.
달마다 한번 정도는 이렇게 나들이 나오자 했습니다.
애들이 영숙샘도 찾더군요.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애들때문에 속상하기도 많이 하지만,
이 애들이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운지.

2003.05.03 00:00:00
*.155.246.137

허거덕. ................. ..... ...... ........진정제 진정제...

운지.ㅋ

2003.05.03 00:00:00
*.155.246.137

"바람 휘날리게 차를 몰았습니다"
에이. 설마..;;

강무지

2003.05.06 00:00:00
*.155.246.137

아니, 저 가고나서....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단 말이었단 것이었습니까.
이런....슬리퍼 끌고 계속같이 있을걸...

물꼬의 하룻밤이 저의 더운 머리를 식혀주었습니다.
아, 선생님 기뻐해주십시오.
애들 아빠와 새로운 조건의 타협안이 만들어졌습니다.

며칠 부로 제가 결정내려서 통보하면 되지요.
작전상....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 (먼 작전?)

황간에 아파트가 많더군요. 정차하고 있을때, 잠시 내려서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사택.
연일 사택이 눈에 어른거리네요. ^^

가까운 곳에서 함께 행복할수 있는 길이 있기를!
꼭 그리되기를..!!

아이들 데리고, 틈을 노리고 있다가....휘딱 한번 가보겠습니다.
전화 드리고 갈께요. ^^

신상범

2003.05.06 00:00:00
*.155.246.137

강무지 어머님, 사택은 좀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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