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2.달날. 맑음

조회 수 667 추천 수 0 2019.07.04 02:32:36


초미세먼지 나쁨, 그래서인가, 목이 몹시 따가운.


사이집 마당 남동쪽 가장나리에 편백나무를 심을 준비를 한다.

일전에 풀을 매고 바깥쪽으로 쪼르륵 경계 돌을 놓았다.

그 앞에 1미터 간격으로 구멍을 파다.

다시 돌들을 나왔다.

이전에 한 일이 다 무어던가 싶게 처음처럼 돌은 많고 많았다.

그래도 한다.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 일을 대하는 방식이란 간단하다. 그냥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날마다 마주하는 산골 일을 헤쳐가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

그렇게 다만 한다.

그러고 있으면 사는 일이 단순해진다.

그저 우리 머리가 복잡했을 뿐임을 그만 알아버린다.

삶의 명징함을 몸으로 아는 날들이랄까.


조경 일을 하는 준한샘의 연락이 있었다.

마침 인근에 올 일이 있어 같이 묶어 나무를 실어주시마 했더랬는데,

짬이 없다신다. 혹 실으러 올 수 있겠냐는.

실어와 같이 심어주려던 계획까지 세우셨더라지.

저녁답에 건너가다. 편백 마흔 그루에 지주대까지 실어주시다.

천막을 챙겨가지 못했는데, 돌아오기 이미 멀리였는데,

비닐까지 준비하고 계셨더라.


식사를 대접하다.

밖에서 다른 이랑 밥 먹는 일을 잘 만들지도 않고 편히 먹기도 쉽잖은데

친구가 좋았네.

선한 사람이 주는 결이 넘어와 좋고, 일하는 자의 철학을 들어 배웠네.

저녁을 먹은 뒤

차에서 내려 내 차까지 걸어가는 길이 더 길었음 싶을 만치 즐거운 동행이었네.


오늘은 많이 쉬었는데도 왼쪽 어깨 통증이 제법 묵직할세.

그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벼워지는 어깨.

그예 내복을 벗다. 4월 30일까지 입는 옷인데.

여름이 그리 빨리 이르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6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255
6575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250
6574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50
6573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248
6572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242
6571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236
6570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232
6569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232
6568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216
6567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216
6566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202
6565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200
6564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197
6563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196
6562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196
6561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196
6560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192
6559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189
6558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186
6557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18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