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2.달날. 맑음

조회 수 553 추천 수 0 2019.07.04 02:32:36


초미세먼지 나쁨, 그래서인가, 목이 몹시 따가운.


사이집 마당 남동쪽 가장나리에 편백나무를 심을 준비를 한다.

일전에 풀을 매고 바깥쪽으로 쪼르륵 경계 돌을 놓았다.

그 앞에 1미터 간격으로 구멍을 파다.

다시 돌들을 나왔다.

이전에 한 일이 다 무어던가 싶게 처음처럼 돌은 많고 많았다.

그래도 한다.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 일을 대하는 방식이란 간단하다. 그냥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날마다 마주하는 산골 일을 헤쳐가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

그렇게 다만 한다.

그러고 있으면 사는 일이 단순해진다.

그저 우리 머리가 복잡했을 뿐임을 그만 알아버린다.

삶의 명징함을 몸으로 아는 날들이랄까.


조경 일을 하는 준한샘의 연락이 있었다.

마침 인근에 올 일이 있어 같이 묶어 나무를 실어주시마 했더랬는데,

짬이 없다신다. 혹 실으러 올 수 있겠냐는.

실어와 같이 심어주려던 계획까지 세우셨더라지.

저녁답에 건너가다. 편백 마흔 그루에 지주대까지 실어주시다.

천막을 챙겨가지 못했는데, 돌아오기 이미 멀리였는데,

비닐까지 준비하고 계셨더라.


식사를 대접하다.

밖에서 다른 이랑 밥 먹는 일을 잘 만들지도 않고 편히 먹기도 쉽잖은데

친구가 좋았네.

선한 사람이 주는 결이 넘어와 좋고, 일하는 자의 철학을 들어 배웠네.

저녁을 먹은 뒤

차에서 내려 내 차까지 걸어가는 길이 더 길었음 싶을 만치 즐거운 동행이었네.


오늘은 많이 쉬었는데도 왼쪽 어깨 통증이 제법 묵직할세.

그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벼워지는 어깨.

그예 내복을 벗다. 4월 30일까지 입는 옷인데.

여름이 그리 빨리 이르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36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537
6635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174
6634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4816
6633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456
6632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330
6631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282
6630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261
6629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242
6628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214
6627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171
6626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155
6625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037
6624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027
6623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616
6622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585
6621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520
6620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509
6619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467
6618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399
6617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33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