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6.쇠날. 흐리다 빗방울

조회 수 744 추천 수 0 2019.07.04 02:37:15


여유 있게 일어나 사이집 마당 한 바퀴 돌고 수행하고 대전으로 넘어가다.

산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은 한 가지 일로만 하는 걸음이 아니다.

대전의 철물점 몇 곳을 돈다.

아침뜨樂의 달못 아래 휘돌아나가는 수로에 대나무 수로를 놓기를 오래 소망하다.

이리 저리 궁리만 하다가 이 봄에는 하고야 말지 하고

적당한 자재를 찾아다닌다.

실패했다.

토시며(그건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천 배는 낫다)

시골 살림에 필요한 몇 가지 물건도 사들이고.


대전에도 물꼬 식구가 산다.

된장이며 기본양념 부려놓고 청소하고,

공부하러 모인 젊은 친구들의 밥상을 준비해주고 세종으로 넘어가다.

사람들 만나 천안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으로 이동, 반짝 치유모임이 있었다.

일흔 노구(노병이라 해야 옳은 듯)의 콘서트에 가다.

25년이 넘어가는 소리판 이력이었다.

2003년께 직지사 산사음악회에서 당신을 만났다.

그때가 노래한지 10여 년 흐른 때셨겠네.

노래에서도 그가 보였다.

다시 또 시간이 훌쩍 흘렀네.

그 세월에 울컥, 그의 세월이 아니라 내 세월에.

좋은 공연(좋은 책은, 좋은 문화거리는)은 결국 자신에게로 눈이 모아진다.

내 25년은 물꼬의, 그것도 대해리 산마을의 25년이었다.

애썼다. 잘 살았다.

누구에겐들 그렇지 않았으랴. 당신도 애쓰셨다.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654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425
6653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527
6652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479
6651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399
6650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055
6649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454
6648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569
6647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509
6646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273
6645 신길샘, 그리고 경옥샘과 윤희샘 옥영경 2003-11-27 3226
6644 아리샘 옥영경 2003-11-28 2801
6643 11월 17 - 23일 옥영경 2003-12-08 2772
6642 물꼬에 사는 아이들 옥영경 2003-12-08 2665
6641 물꼬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3-12-08 2769
6640 물꼬 식구들 숯가마 가던 날 옥영경 2003-12-08 2682
6639 용달샘네 갔던 날 옥영경 2003-12-08 2824
6638 대해리 바람판 12월 2일 불날 옥영경 2003-12-08 3112
6637 입학원서 받는 풍경 - 하나 옥영경 2003-12-08 2622
6636 새 노트북컴퓨터가 생기다 옥영경 2003-12-10 2564
6635 아이들 살림이 늘다 옥영경 2003-12-10 272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