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6.쇠날. 흐리다 빗방울

조회 수 683 추천 수 0 2019.07.04 02:37:15


여유 있게 일어나 사이집 마당 한 바퀴 돌고 수행하고 대전으로 넘어가다.

산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은 한 가지 일로만 하는 걸음이 아니다.

대전의 철물점 몇 곳을 돈다.

아침뜨樂의 달못 아래 휘돌아나가는 수로에 대나무 수로를 놓기를 오래 소망하다.

이리 저리 궁리만 하다가 이 봄에는 하고야 말지 하고

적당한 자재를 찾아다닌다.

실패했다.

토시며(그건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천 배는 낫다)

시골 살림에 필요한 몇 가지 물건도 사들이고.


대전에도 물꼬 식구가 산다.

된장이며 기본양념 부려놓고 청소하고,

공부하러 모인 젊은 친구들의 밥상을 준비해주고 세종으로 넘어가다.

사람들 만나 천안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으로 이동, 반짝 치유모임이 있었다.

일흔 노구(노병이라 해야 옳은 듯)의 콘서트에 가다.

25년이 넘어가는 소리판 이력이었다.

2003년께 직지사 산사음악회에서 당신을 만났다.

그때가 노래한지 10여 년 흐른 때셨겠네.

노래에서도 그가 보였다.

다시 또 시간이 훌쩍 흘렀네.

그 세월에 울컥, 그의 세월이 아니라 내 세월에.

좋은 공연(좋은 책은, 좋은 문화거리는)은 결국 자신에게로 눈이 모아진다.

내 25년은 물꼬의, 그것도 대해리 산마을의 25년이었다.

애썼다. 잘 살았다.

누구에겐들 그렇지 않았으랴. 당신도 애쓰셨다.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62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277
6561 2020. 6.26.쇠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78
6560 2023. 4.26.물날. 갬 옥영경 2023-05-31 278
6559 2022.10.19.물날. 맑음 옥영경 2022-11-11 279
6558 2023. 1.29.해날. 흐림 옥영경 2023-03-03 279
6557 2023. 2. 9.나무날. 다저녁 비, 한밤 굵은 눈 옥영경 2023-03-07 279
6556 2023. 5. 9.불날. 맑음 옥영경 2023-06-13 279
6555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279
6554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279
6553 2021. 5.20.나무날. 비 옥영경 2021-06-22 280
6552 2022.11.16.물날. 젖었던 하늘, 갠 아침 / 겨울90일수행 첫날 옥영경 2022-12-16 280
6551 2022.12.19.달날. 맑음 / 산타가 어른들한테 선물을 주지 않는 까닭 옥영경 2023-01-06 280
6550 2022.12.23.쇠날. 눈 위로 또 눈 옥영경 2023-01-06 280
6549 2023.12.10.해날. 맑음 옥영경 2023-12-21 280
6548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280
6547 실타래학교 여는 날, 2024. 2. 3.흙날. 저녁비 옥영경 2024-02-11 280
6546 2020. 6.21.해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81
6545 2020. 6.30.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281
6544 2021. 5. 5.물날. 맑음 옥영경 2021-06-09 281
6543 2021. 5.27.나무날. 비 많다더니 흐리기만 옥영경 2021-06-30 2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