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6.쇠날. 흐리다 빗방울

조회 수 799 추천 수 0 2019.07.04 02:37:15


여유 있게 일어나 사이집 마당 한 바퀴 돌고 수행하고 대전으로 넘어가다.

산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은 한 가지 일로만 하는 걸음이 아니다.

대전의 철물점 몇 곳을 돈다.

아침뜨樂의 달못 아래 휘돌아나가는 수로에 대나무 수로를 놓기를 오래 소망하다.

이리 저리 궁리만 하다가 이 봄에는 하고야 말지 하고

적당한 자재를 찾아다닌다.

실패했다.

토시며(그건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천 배는 낫다)

시골 살림에 필요한 몇 가지 물건도 사들이고.


대전에도 물꼬 식구가 산다.

된장이며 기본양념 부려놓고 청소하고,

공부하러 모인 젊은 친구들의 밥상을 준비해주고 세종으로 넘어가다.

사람들 만나 천안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으로 이동, 반짝 치유모임이 있었다.

일흔 노구(노병이라 해야 옳은 듯)의 콘서트에 가다.

25년이 넘어가는 소리판 이력이었다.

2003년께 직지사 산사음악회에서 당신을 만났다.

그때가 노래한지 10여 년 흐른 때셨겠네.

노래에서도 그가 보였다.

다시 또 시간이 훌쩍 흘렀네.

그 세월에 울컥, 그의 세월이 아니라 내 세월에.

좋은 공연(좋은 책은, 좋은 문화거리는)은 결국 자신에게로 눈이 모아진다.

내 25년은 물꼬의, 그것도 대해리 산마을의 25년이었다.

애썼다. 잘 살았다.

누구에겐들 그렇지 않았으랴. 당신도 애쓰셨다.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122 계자 여는 날, 2007.12.30.해날. 눈 옥영경 2008-01-02 2007
6493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2000
6492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2000
6491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1998
6490 6월 15일, 야생 사슴과 우렁각시 옥영경 2004-06-20 1998
6489 아흔 다섯 번째 계자, 6월 25-27일 옥영경 2004-07-04 1997
6488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995
6487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1993
6486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1988
6485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1987
6484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1987
6483 10월 13일 물날 맑음, 먼저 가 있을 게 옥영경 2004-10-14 1987
6482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1985
6481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85
6480 2005.12.19.달날.맑음 / 우아한 곰 세 마리? 옥영경 2005-12-20 1982
6479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981
6478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79
6477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971
6476 12월 13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970
6475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96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