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천안의 한 콘서트에서 돌아와 02시가 넘어 잠자리.

최근에 드문 일이다.

자정에는 모든 일을 멈추고 잠을 자지 않더라도 몸을 뉘는 걸로

건강을 돌보고 있었다.

(40년을 새벽에야 눈을 붙이는 오랜 습, 바꾸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뭐나 하면 는다.)


이번 달 빈들모임은 사흘이 아니라 이틀.

천안에서 있었던 반짝 치유모임 때문이었다.

학교부터 서둘러 들어가 빈들모임 상황 점검.

5월 일정들도 공지하다.

그건 계획이니 그것을 향해 움직이면 될 것이고,

무엇을 해얄지 고민 없이 나아가면 되니 그것이 원동력이 되기도.

한 학부모의 안부 글이, 또 다른 학부모와 오간 문자들이

이곳이 적막하지 않음을 알렸는 양 어깨 펴지는.

6월에 내는 교육서는 최종 크게 네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을 주말에 수정본 보내기로 한다.


잠시 눈을 좀 붙이겠다는 의자에서의 잠이 1시간 30분짜리 낮잠이 되었네.

움직이며 건너뛰면 지나가는데, 잠시라도 기대면 그리 긴 시간이 돼버린다.

몸이 쉬어주는 시간으로 봐주기로.

하지만 건강을 해치는 쪽이라면 고려해봐야.

어깨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가장 큰 까닭은 물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물꼬는 그런 곳이다. 우리는 치료하고 치유하는!


엊저녁 너무 늦어 보지 못했던 장을 부랴부랴 달려가 봐오다.

가마솥방 화초 책상 치우는 데만 시간 반이.

걸려있는 초꽂이 유리컵들도 먼지 털기. 결국 지난 한 해의 먼지를 턴 셈.

산골 물 상황이 좋지 않을 만일을 대비해 늘 부엌에 두는 고무통 물도 갈고,

작은 씻는 곳 깔개도 묵고 찌든 때를 뺐다.

서너 시간 작업에 또 녹초가.

그러나 나는 물꼬에 있다. 살아내고, 살아날 것이다.


빈들모임이 정말 빈들이 되어버렸네.

한 가정이 오기로 했는데, 금강휴게소에서 전화가 왔다.

남편을 겨우 설득해서 나선 길인데,

작은 아이가 멀미를 심하게 하며 결국 토하자

화를 낸 남편이 차를 돌리기로 했다는.

한 가정 안에서도 생각을 조율하며 살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한들 불편한 마음으로 오는 게 무엇이 좋을 텐가.

이곳에 오는 것보다 가정 안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그리 문자를 보내다. 부디 편히 가시라고, 여긴 늘 있겠으니 언제든 오시라고.

식구들끼리 뭘 하기보다 그저 자기 움직임대로 움직여보기로 하는 빈들모임이 되었다.

장을 본 것이야 어차피 여기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 걱정일 게 무언가.

외려 잘 먹게 되는 기회 아니겠는지.

책 서너 줄 읽는 걸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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