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검은등뻐꾸기며 산비둘기며 꿩이 바삐 울고요...


아침 6시부터 밤 8시까지 달골을 별지고 내려가다.

잔디, 더 실어줬으면 짜증낼 뻔했다. 땀도 삐질삐질 나고.

"더 드리면 힘드실 거예요."

잔디를 나눠준 준한샘이 말했듯이.

잔디를 심기 위해 다시 땅을 고르는 사이집 마당에선

자꾸 돌들이 돌돌거리며 나왔다.

산 아래 밭가 허술한 나무 호미로 밭 매는 콩쥐(콩쥐 하기로 함)라.

우리 집 아이 뱃속 있을 적 입었던 바지를 입고 일하였는데,

축축 찢어지거나 구멍난 자국을 벗을 때야 봤네.

세월이 그리 또 흘렀더라.


잔디를 심으며 볕이 뜨겁자 등으로 받았다.

몸이 스스로 그늘이 되는 법을 만들고 있었더라.

어둠이 등 떠밀어 내려가 밥 다 지어졌을 때

상황을 묻는 준한샘의 문자가 들어왔다.

잔디는 여기서 심는데 말이다.

나눠주고 그것이 마무리 되는 상황까지 그리 점검해주시다.

저녁답 물을 주다. 잔디뿐 아니라 개나리 삽주한 곳도.

물조리개 둘을 물지게에 건 것 마냥 들고.

곧 호스를 깔아야겠다.


사람같이 사는 산골 삶.

금씩 조금씩 넓혀가는 영토, 이렇게 식민지가 건설되었던가.

풀의 세상에서 사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가끔 그 경계를 넘어 욕심이 될 수도 있을 테지. 그야말로 경계하라!

풀은 풀의 나라에서, 그 일부 사람의 나라에서 나는 사노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94 39 계자 사흘째 1월 28일 옥영경 2004-01-30 1745
6593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2006
6592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2020
6591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88
6590 물꼬 홈페이지를 위해 오셨던 분들 옥영경 2004-02-02 1571
6589 39 계자 이레째 2월 1일 옥영경 2004-02-02 1759
6588 39 계자 여드레째 2월 2일 옥영경 2004-02-03 1785
6587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2003
6586 39 계자 열흘째 2월 4일 옥영경 2004-02-05 1853
6585 계자 39 열 하루째 2월 5일 옥영경 2004-02-07 1785
6584 계자 39 열 이틀째 2월 6일 옥영경 2004-02-07 1718
6583 39 계자 열 사흘째 2월 7일 옥영경 2004-02-08 1723
6582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099
6581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2044
6580 39 계자 마지막 날 2월 9일 옥영경 2004-02-12 1674
6579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00
657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25
6577 가족 들살이 하다 옥영경 2004-02-20 1813
6576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057
6575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7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