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에는 해날이 없는!


불자인 학교 아저씨는 절에 다녀오시고,

15시 창현샘 와서 사이집 다락창 통유리 하자보수를 한다.

실리콘 작업할 일들도 몰아 부탁드렸더랬다.

일을 할 땐 곁에서 지키며 빠진 자리를 챙겨야 한다.

앉은뱅이 주인이 열 목수 일한다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거실 벽 쪽 걸레받이 아래를 메우고,

욕실 포함 더러 떨어져 내린 타일 줄눈자리, 아차 놓치기 쉬운 현관 발판자리까지

실리콘을 쏘는 곁에 다니며 손가락을 보탠다.

그도 그가 볼 수 있는 곳들을 세심하게 찾아 작업을 해나간다.

다락방 창 바깥 실리콘 위쪽을 위험해서 하기 어렵다는 걸

창 안쪽에서 해보면 어떠냐 제안했다. 되더라.

1층 북쪽 벽면에 벽거울도 하나 단다.

일이 끝난 뒤 협의했던 금액에다 식사비를 더해 보내드린다.

그럴 만했다.

잘하는 일은 그리 마음을 내게 한다, 내 주머니 여유가 없어도.


그렇게 하나씩 일을 챙겨가는 사이집이다.

짓다 말고 떠난 재작년 끝이었더랬다.

교무실에서는 7월에 물꼬 나들이를 오는 초등학교에 세부일정과 예산을 보내고,

여러 날 온당하지 못한 보험 건을 바로 잡는 일은 또 내일로 이어진다.

6월 연어의 날에 맞춰 바삐 내려는 책의 교정을

주말부터 하리라 했지만 새 주로 넘긴다.


그리고, 존 테일러 개토의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간’을 다시 읽는 밤.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간


(...)

정부가 교사 자격을 보중하는 1백 명에 가까운 교사들에 의해 12,000시간 동안의 의무 교육 기간을 거치지만 그 수많은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서 먹고 살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학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며 심지어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타이어도 갈아 끼우지 못하고 책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물이 새는 수도꼭지도 고치지 못하고 자기 타율도 계산하지 못하고 전구도 갈지 못하고 워드프로세서 매뉴얼도 이해하지 못하고 벽돌로 벽을 쌓지도 못하고 거스름돈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자기 혼자 지내지도 못하고 배우자와 함께 지내지도 못해 결혼 생활이 파탄난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참된 삶을 만들 수 있는 모둔 물질적 조건을 풍족하게 갖추고 있는데 도대체 왜 전지구적으로 경쟁해야만 하는지 그 표현을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더 많은 물질을 생산하는 것도, 분배하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 더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직업이 창출되는 것도 아니며 인간적인 수준에서 만족감(이를 통해 참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도 없다면 도대체 세계화 경제가 왜 필요한가? (...)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은 명백하게도 종교적 질문이므로 기계와 전문가는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

(...) 삶의 의미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계절이나 바닷가를 거니는 일 등에서 찾지 않고 정규 학교, 정당, 병원, 기업 등을 비롯해 인위적 조직, 그러니까 존 듀이가 말한 바 ‘중앙계획기구’에서 찾는다면 당신은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멍청한 사람이며, (치료를 잘 받았다고 하더라도) 아픈 것이며, (집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홈리스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영원히 기계에게 말하는 것이 당신 삶에 좋을 것이라고 믿는 한, 당신은 서서히 미쳐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무엇이 중요한가를 이해하라. 이 물음의 해답을 남들에게서 구하는 일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다. 우리들 내부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먼저 우리는 자신을 되찾아야만 한다. 다른 길은 없다.(...)

(...) 달리 말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이해할 때,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투쟁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 그 단계를 거치면 이제 누구도 우리의 마음을 식민화하지 못할 것이다.

(...)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인 방법은 기술관료적 사회가 늘 주장하듯 익명의 존재로 머물기를 거부하는 일이다. 자신은 늙고 추하고 가난하며 힘이 없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은 테레사 수녀를 생각해 보라. 테레사 수녀가 그런 생각을 거부했기 때문에 우리는 테레사 수녀가 그런 여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의지에서 비롯되고 거부에서 발단한 행동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에게 스스로를 사악한 기계류에 내맡길 것을 호소하고 간청하며 우리의 개인적인 인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단호히 거부하라. 우리 안에 머물러 있는 기계를 물리치고 인간의 영역을 확장시키겠다는 이지를 가지고 두 손을 내뻗어 실천하라.

먼저 용서를 배우면 우리는 의지로 가득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먼저 스스로를 용서하고 가족을 용서하라.(...) 우리에게 상처 입힌 자들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은 완전히 초월적이다.(...)

삶을 실제로 사는 일, 그것이 아무리 초라하다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온 삶을 축복으로 여기는 일이 또한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다. 기쁜 마음으로 삶을 간직하라. 부모와 조부모가 아무리 초라한 사람들이라도 그들이 살아온 삶을 축복해야만 한다.(...)

자신의 삶을 잘 간직하라. 삶을 보호하라. 삶을 위해 싸우라. 자신의 삶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절대로 귀를 기울이지 말라.(...)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고 박사학위 따위의 간판에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는 경제 질서가 우리를 평범하게 만들려고 할 때 단호하게 거부하라. 우리가 의지하던 숲을 잘라내는데도 우리로 하여금 분노가 아니라 수치심만 갖게 하려는 권력자들에 맞서라. 수입이나 지위로 점수를 매기는 일은 편협한 마음의 소산이다. 점수를 따라갈 때, 우리의 재산과 간판은 그 무게로 우리를 짓누르고 행동을 지시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인간적 관계를 지배한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아무리 잘 먹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서서히 기계가 되어간다. 이를 거부하고 일상의 모든 것들을 성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도덕적 준엄함의 세계 안에 남겠다는 의지를 되새겨라. 우리가 의지에 따라 행동할 때, 하찮은 나뭇잎과 잔디마저도 어두운 곳에 빛을 발하며 반짝거리고 빛난다.

스스로를 믿어라. 기술적으로 인간적으로 진보한다는 미친 주장을 거부하라.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인간의 운명이 기계의 발전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유롭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절대로 삶을 알 수 없다.(...)

우리에게 이 세상 무엇도 성스럽지 않다고 가르치는 사람들과 조직들을 거부하라. 그들의 주장은 우리 전통 문화를 타락시킨다. 우리는 지난 1백 년 동안 말을 들어줄 기계를 구입하기위해 아이들, 가족들, 언덕과 하늘과 물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소모적인 황홀경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정규 교육은 이제 중단없는 소비를 가르치는 ‘교회’로 바뀌었다. 이제는 이를 바꾸고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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