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이제 하루의 시작은 이 시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벼이 잠을 깨는 이른 아침은 물꼬stay가 남긴 여파이고,

최근 몸의 움직임을 새로이 잡아가는(밤에는 잠을 자야지!) 의지이기도 한.


이른 아침 바람에 비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산골짝을 가로질러 스크린처럼 옮아가는 장관을 보다.

사이집 마당과 아침뜨樂을 걷고, 해건지기를 하고.

산마을에 깃든 삶이 또 고마운 하루.


오전, 물꼬 안식구들의 보험들을 정리하고자 관련서류를 챙기다.

그런 것 하나도 일이네.

실손보험 보상을 위해 병원 몇 전화해서 진료영수증 발급을 확인하고,

오래 밀쳐둔 물꼬요새 글도 두어 편 쓰고,

6월 22일의 연어의 날 준비를 그렸지.

그리고,

오래 전 물꼬에서 연극터를 다니고 계자도 왔던 두 딸의 어머니였던 분께

글월 한 편 쓰다.

내내 마음에 고여 있더니 

엊그제 프랑스문화원에서 한 토론회에 참석한 그와 기락샘이 인사를 나누었더라지.

정갈한 한 사람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 있었더니

그리 닿게 되는 날이 오더라.

닮고 싶은 선배 엄마(선배의 엄마가 아니라)였으니.


오후에도 교무실에 머무는 오늘이었네.

바깥일에 온통 매달렸던 여러 날이었으니

잠시 몸이 쉬어가는 종일이어도 좋으리.

물꼬 안식구들의 보험들을 정리하다 보니

이쪽 해지와 저쪽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 있기도.

그런데 프린터, 문제의 교무실 프린터, 그예 또 되더라. 

며칠 전 여러 시간 한 씨름의 결과였다.

오늘 안 되면 수리 보내리라 했더니

저가 알아서 되더니만

이제 또 공인인증서가 또 어디로 달아나버렸네.

그걸 통해 서류를 받으려는데 말이다.

이게 되면 저게 또 안 되는 이 끝없는 물꼬 일,

그래도 나는 살지, 이딴 것에 지치지 않고!

낼 읍내 일 몰아서 나가는데 농협부터 가야겠네.


밤, 6월에 자녀교육서(<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를 낼 

출판사의 대표로부터 온 메일을 열다,

2차 교정고와 함께 온.

이문동이나 회기역 어디쯤에서 우리가 봤을 거라지.

그래, 어디서 어떻게 만났을지 모를 사람의 일이라.

또 삶을 가지런히 하게 되는 순간이었네.


논두렁 명단을 챙기다 낯선 이름을 보다; 조 현 수

5월 9일 논두렁 통장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누구실까?

그날 화가 글라라샘이 다녀가셨다. 그 인연 줄일까?

누구라도 고맙지!

그것이 또 내 다음 발걸음을 민다.

또 나는 열심히 살기로 한다.

이 지상에서의 환대들이 그렇게 나를 밀어간다,

물꼬를 밀고 간다.


류옥하다랑 물꼬stay에 대한 생각을 나누다.

“당신도 나도, 우리 모두 걸림없이 자유롭고 나아가 행복하고 싶어합니다.

 결국 삶은 누가 살아주는 게 아니라 내가 사는 것.

 건강한 길을 몸으로 익혀 마음에 전하기,

 물꼬stay를 통해 이르고자 하는 바입니다.

 생각이 어지럽힐 틈 없이 몸을 움직이며

 내 몸으로 내 삶을 사는 법을 익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 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지요.”

물꼬stay를 알리는 글월 가운데 일부이다.

잘 듣는 그가 고마웠네.

부모 자식은 그렇게 오래고 긴 벗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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