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시 해건지기, 06시 학교로 내려간다.

07:30 준한샘이 나무를 싣고 왔다; 아침뜨樂 미궁의 느티나무와 사이집의 홍단풍 둘

08시 아침뜨樂에 사람들이 모였다.

트럭이 올라가다. 준한샘의 운전은 스포츠이고 예술이라지.

미궁까지 갔다.

“올라가네요! 저는 이걸 입구에서부터 밧줄로 끌고 올라갈 계획이었으니...”

그래서 아쉬워하며 작은 나무를 준비하셨더라지.

이럴 줄 알았으면 더 큰 나무를 권했을 거라고.

그런데 구덩이에 넣었더니 넘치네. 다시 끌어내 흙을 더 파내다.

미궁 한가운데 모셔진 느티나무,

울컥했다.

소망을 갖고 있었더니 이루어졌다!

작은 나무 한 그루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란 나무를 심게 되었다.

느티나무는 또 얼마나 잘생겼던지. 늠름했다!


내려오다 아침뜨樂의 꽃그늘길 가운데 있던 돌을 한 쪽으로 자리잡아주다.

남정네들 넷이나 있는 덕에 밧줄 달고.

아, 모든 것은 그리 제자리가 있는 거다,

딱 그 자리가 그의 자리였더라.

앉으니 건너편 골짝이 안기듯 와락 당겨왔다.


사이집 들머리에 홍단풍 두 그루도 모시다.

어찌 그리 잘 갖춘 구색이런가,

500여 그루 심겨진 홍단풍 농장으로 가 둘을 고르라는데,

아무렴 전문가가 더 낫지 하고 준한샘께 맡겼는데,

누가 봐도 그 나무 잘 생겼다 할 그들이 왔으니.

하나는 쭈욱 뻗고, 다른 하나는 아래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올랐다.

갑돌이, 갑순이 쯤으로 이름을 지을까나.


낮밥, 늦게 들어온 휘령샘까지 합류해 국수들을 먹고

오래 차를 마셨다.

아직 끝나지도 않은 빈들모임, 마음이 벌써들 풍족하다 했다.

이미 일 수행에다 아침뜨樂에 아주 중요한 일을 하나 마무리한 뒤라

너나없이 뿌듯해하는 자리였다.

누구 말마따나 모든 것이, 모두 다 좋았더라.


산오름이 중심일 거라던 이번 빈들모임이었다.

우리들은 민주지산으로 들었다.

계곡 평상에 앉아 드러도 눕고,

얘기가 오래였다.

저마다 맘에 푼 이야기를 깊이 나눈.

앞으로 어떻게 되든 지금보다, 지금 만큼이나 의미 있고 행복할 수들 있겠다지.

여름 계자에서도 민주지산을 갈 거라고 정상까지 가는 걸음 대신

달골 뒤란으로 들었네.

더덕을 캐서 창고동 앞 그늘진 곳에 옮겨 심고,

일부는 가져와 바로 씻어 산삼처럼 씹어들 먹었더라.

물꼬에 그리 오래 와도 안 해본 것이 있고,

심지어 생에 처음 해보는 것들도 꼭 있더란다.


저녁, 물꼬의 여름 별미 가운데 하나, 이게 또 멤버가 구성되면 더 맛나지,

그야말로 월남쌈을 실컷들 먹었더라.

다음은 두멧길을 걸었네. 반딧불이 날았다.

지금을 사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들 했다.

달골 햇발동 올라 이른 갈무리,

(자정을 넘기기 일쑤인 빈들모임의 날들이니, 자정만 되어도 이른 시간)

그리고 그제야 나는 햇발동 거실 걸레질을 하였더라.

일찍 자니 다른 빈들처럼 07시가 아니어도 될 테지.

06시 사람들을 깨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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