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늦도록 6월 출간 예정인 책의 교정지를 들여다보고,

다시 책상 앞에서 그것을 마주하며 아침을 연다.


어제에 이어 욕실 타일을 손보다.

흙집 씻는 곳 여자 쪽 터진 벽을 하얀샘이 와서 말짱하게 붙였다.

흙벽 긁어낸 자리에 보온재를 넣고 시멘트로 마감하고 타일을 붙이고.

다른 벽면 수도꼭지 둘레로 깨진 벽면이 또 있었다.

꼭지 들어 올리며 손 베기 좋은 위치라.

실리콘을 쏘거나 하여 날카로운 부분만 없앨 수도 있을 것을

하는 결에 타일을 잘라 붙이다.

음... 그런데, 창문 쪽에도 또 있는데...

이 산골 낡은 살림이 그러하다...


한 아이(라고 하지만 청년) 상담.

우리가 결코 감당하지 못할 고통을 지난다 해도 그것이 결코 영원하지는 않다.

좋은 기분 또한 그러하듯이.

아무리 좋아하고 아무리 원해도.

고통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도 그랬다.

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반드시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지는데도 계속 통증을 느끼는 것은

마치 그것을 실체라고 느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아픈 게 아니라 우리 머리 안에서 고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고통은 몇 년간 지속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까지도 한다.

그러나 그 고통 자체가 실재하지 않음을 안다면!

고통 또한 무상이라.

고통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는지, 혹은 뛰어넘을 수 있는지

물꼬에서 하는 몸다루기를 전하다.

그래 보아야 말이지, 그건 잊히기 쉽다.

조만간 물꼬에 와서 몸으로 수행키로 한다.


밤, 다시 교정지랑 마주하다.

낼 서울역에서 교정지를 넘기기로 한다.

출판사 측에서 마지막 확인을 하고 저자의 OK 사인이 최종 떨어지면

인쇄기가 돌아가리.

마침 연어의 날 준비위 반짝모임이 낼 저녁 7시 서울역에서 있네.

그전 기차가 6시 도착,

편집자랑 드디어 얼굴을 보겠고나.

책이 되려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922 2019. 6.11.불날. 잠시 가려진 해 / 목숨 가진 것들이 주는 옥영경 2019-08-05 674
4921 2019. 6.10.달날. 밤비 아침에 개고 가끔 구름 / 돌을 쌓다 옥영경 2019-08-05 492
4920 2019. 6. 9.해날. 구름 조금 옥영경 2019-08-05 409
4919 2019. 6. 8.흙날. 구름 조금 / 보은 취회 옥영경 2019-08-04 488
4918 2019. 6. 7.쇠날. 종일 비 / 그의 편지를 읽다 옥영경 2019-08-04 520
4917 2019. 6. 6.나무날. 저녁, 비가 시작는다 옥영경 2019-08-04 481
4916 2019. 6. 5.물날. 맑음 옥영경 2019-08-03 441
4915 2019. 6. 4.불날. 맑음 / 광나무 한 차 옥영경 2019-08-03 602
4914 2019. 6. 3.달날. 맑음 옥영경 2019-08-03 404
4913 2019. 6. 2.해날. 맑음 옥영경 2019-08-02 483
4912 2019. 6. 1.흙날. 다소 흐리더니 맑음 옥영경 2019-08-02 459
4911 2019. 5.31.쇠날. 맑음 / 연어의 날(6.22~23) 밑돌모임 옥영경 2019-08-02 521
» 2019. 5.30.나무날. 아주 조금씩 흐려가다 조용한 밤비 / 너의 고통 옥영경 2019-08-01 480
4909 2019. 5.29.물날. 맑음 옥영경 2019-08-01 454
4908 2019. 5.28.불날. 흐린 오후를 건너 볕 옥영경 2019-08-01 459
4907 2019. 5.27.달날. 자정부터 시작던 비가 종일 / 비 오는 날에는, 그리고 그대에게 옥영경 2019-07-24 472
4906 5월 빈들 닫는 날, 2019. 5.26.해날. 흐려가는 하늘, 밤 비 옥영경 2019-07-24 554
4905 5월 빈들 이튿날, 2019. 5.25.흙날. 다소 흐림 / 느티나무와 홍단풍 모시다 옥영경 2019-07-24 502
4904 5월 빈들 여는 날, 2019. 5.24.쇠날. 맑음, 31도였다나 / 열두 마리 버들치! 옥영경 2019-07-24 503
4903 2019. 5.2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9-07-24 4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