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낮은 코스모스 한 송이가 피었다, 아침뜨樂 옴자 3자 부분 풀들 사이에서.

뿌린 적 없으나 날아들었다.

꽃들만 흔하면 그 귀함이 어디 그만큼이겠는가,

풀들 속에서 더 돋보이는 꽃이라.

풀 섶에서 보물처럼 선물처럼 만나는 그들로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게 된다.


안개가 끼고 검은 구름도 더러 있는 며칠,

습을 안고 있기 소홀했던 물주기였다.

오늘은 미궁에 모신 느티나무며 사이집 편백들이며 홍단풍이며

너무 말라보여 그예 물을 준 저녁.

나무들과 꽃들 살피고 보면 저녁답의 두어 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린다.


아침뜨樂 미궁의 발을 딛는 부분에

정사각 벽돌을 놓은 지 며칠이나 흘렀더라...

미궁에 깐 돌들에서 귀퉁이를 잘라야 할 것들을 자르고 넣고.

도구가 변변찮은 이곳이니 정교하지는 못하다.

그런데 그게 또 묘미네. 나쁘지 않다.


다시 얼마쯤의 벽돌을 얻어왔다.

이번 돌은 아침뜨樂 들머리 계단에서 옴자 사이 걸어가는 길로 놓인다.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와서 재활용 되는 만큼 색도 모양도 제각각이다.

그게 또 이곳의 매력이라.

누가 통일 되어야 한다 말하는가.

하기야 다른 것이 아니라 돌로 통일은 되었네, 하하.


학교 빨래방의 빨랫줄에는 계속 이불이 널리고 걷히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54 2005.11.8.불날. 맑음 / 부담스럽다가 무슨 뜻이예요? 옥영경 2005-11-10 2201
6553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200
6552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199
6551 6월 15일, 당신의 밥상은 믿을만 한가요 옥영경 2004-06-20 2196
6550 6월 11일 쇠날, 숲에서 논에서 강당에서 옥영경 2004-06-11 2195
6549 영동 봄길 첫 날, 2월 25일 옥영경 2004-02-28 2188
6548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2187
6547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2186
6546 120 계자 이튿날, 2007. 8. 6.달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07-08-16 2178
6545 9월 빈들모임(2019. 9.28~29)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31 2175
6544 2011. 6. 1.물날. 비 / MBC 살맛나는세상 옥영경 2011-06-14 2173
6543 3월 1일 나들이 옥영경 2004-03-04 2171
6542 옥천 이원 묘목축제, 3월 12일 옥영경 2004-03-14 2169
6541 5월 15일 부산 출장 옥영경 2004-05-21 2166
6540 120 계자 여는 날, 2007. 8. 5.해날. 비 추적이다 옥영경 2007-08-16 2156
6539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153
6538 2월 29일 박문남님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3-04 2145
6537 2009. 5. 9.흙날. 맑음 / 봄학기 산오름 옥영경 2009-05-16 2144
6536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44
6535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13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