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하고 일어난 아이들이라.

몸을 풀고 대배 백배로, 그리고 명상으로 아침을 연다.

비는 계속되고 있었다.

밖에는 비내리고 안은 뒤란에서 땐 불로 보송보송했다.

해건지기를 하고서야 눈이 떠진 몸들이라.


걸음마다 2, 손마다 2.

아침 밥상을 물리고 설거지를 끝낸 아이들.

새끼일꾼 새내기 교육이 이어졌다.

윤호형님이 품앗이·새끼일꾼 족보를 받아

거기 자기가 새끼일꾼으로 일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보태 기록한 뒤,

후배들에게 전수하다,

누군가를 돌보며 성장하는 삶에 대해.


어제 ‘실타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반추하노니.

건호의 <연어>,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보고

자신만의 주체적인 길을 찾아 가야겠다 생각했다지.

성빈은 <당신이 옳았습니다>; 김근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이 지켜낼 민주주의를 말했네.

현제는 <지구별소풍>에서 죽음을 다른 시점으로 볼 수 있었다 했고,

시 ‘귀천’을 읽으며 생을 후회 없이 보낼 방법에 대해 생각하노라고.

여원은 <빨강머리 앤>의 아름다운 풍경을 전하고,

<꿈 너머 꿈>을 읽은 영광은

꿈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루고 나서도 중요하다 했네.

윤호는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책도 읽고 작가 강연도 들으며 사막 마라톤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무량은 <해리포터-마법사의 돌>을 어릴 때 보고 다시 읽었는데

같은 책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본 느낌을 전하다.

정은의 <폭풍의 언덕>;

작가의 문체와 읽으며 전개방식에 매료된 감탄을 전하다.

혜준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생각의 중요성과 긍정적 사고를 말했고.

상촌 도영은 그림책 <들꽃아이>에서 그림이 준 영감에 대해 말하다.

청계에서 그림책을 보기는 또 처음,

도영은 아름다운 그 책을 물꼬에 기증했다.

도은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읽으며

인간관계를 잘 맺기 위한 기반에 대해 생각했다 했고,

그리고 서영 <눈먼 자들의 도시>;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보라는 생각과 물꼬의 이념이 비슷해서 추천하고 싶다던가.

혼자만 보이는 눈먼 자들의 공간에서 바닥까지 가던 인간 삶을 보며 온 몸을 떨었던 책을

이 나이의 아이는 이런 생각을 하며 읽었구나,

나이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른 책의 해석에 대해

그 흥미진진함에 대해 다시 생각다.


윤호도 건호도 초등 계자에 새끼일꾼으로 오지 못할 이 여름을 너무나 아쉬워했고,

이미 신청한 도은과 정은와 여원에다

상촌 도영과 성빈까지 다섯이 새끼일꾼으로 붙자 하는데,

올 여름은 두 자리만 주기로 하였는 바 어찌 될지...


영광이네를 끝으로 모두가 떠난 물꼬 마당에

비로소 비가 멎었다.

열심히 살다가 다시 겨울에 모이기로 하네.

물꼬에 남은 이로서는 새로운 동지들로 든든해진 마음이라.


(밤, 한 어머님의 귀뜸이 있었다.

 옥샘이 많이 아프시거나 나이가 드셨다,

 옛날에는 백배 하는데 엄청 빨리 일어나셨는데, 느려졌다고 저들끼리 그랬더란다.

 “아, 어머님, 그건... 제가 어깨를 좀 앓았잖아요.

 그 뒤로 대배 백배를 하면서 어깨를 한 번 눌러주는 과정을 넣게 되니 속도가 그리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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