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쇠날. 맑음

조회 수 450 추천 수 0 2019.08.22 01:10:59


오늘은 또 얼마나 뜨거우려나,

해가 떠오르자 이미 기세가 예사롭지 않네.

산이 둘러친 마을이라 얼마나 다행한가.

달골은 골짝이라 바람이 건듯 불고,

학교만 해도 키 높은 나무들에 묻혀있다.

학교아저씨는 오전에 부재중.

목욕도 하고 머리도 깎고, 나름 계자 준비시라.


사이집은 계속 집을 짓는 중.

공사를 계속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때때로 여기저기 집이 되기 위해 허술한 곳들을 챙기는.

현관문만 해도 문이 겨우 닫히는.

가로 세로가 다 중앙이 배가 부르네.

문틀이 눌리는 거다.

낮 1시 사이집에 목조주책 진단하는 이가 와서 살펴보다.

하얀샘도 같이 앉아 논의.

집 기초 바닥 수평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헤더를 받치는 기둥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을 수도 있고,

문틀이 문의 하중을 못 받고 있을 수도 있고, ...

그러다 또 알게 되었네.

이 건물 시공자가 목조주택 짓는 걸 가르치기까지 하는 시공자였더랬는데,

처마에서 지붕고로 바람구멍도 두지 않았더라는.

그참... 왜 그렇게들 집을 짓는가.

내가 모르는 죄가 또한 클 것이라.

현관문 고치는 작업을

준공 검사 뒤 현관을 밖으로 뺄 때 같이하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다.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났네.


오늘은 계자 장을 보리라는 오후.

바깥 보조냉장고는 청소를 끝냈으나

부엌 안 중심 냉장고의 4번(냉동실) 칸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최근에 거기로 들어간 먹을거리들이 넘쳤는데...

서둘러 하다샘과 나가다.

벌써 서울서 내려온 기표샘과 휘령샘이 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꼬로 들어오는 샘들이 저들 먹을 거 저들이 챙긴다.

언젠가부터 내림처럼 품앗이샘들이 그런다.

오늘은 계자 전 먼저 모인 이들 몸보신 시킨다고 수육도 나오고,

밖에는 화로에 불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고기며 야채며들을 구웠네.

하다샘이 제법 고기를 잘 굽는다는데

평생 고기 한 점을 먹어보질 못하고 살았네.

이제 몸이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늙은네라.

“어! 그런데 옥샘 고기 요리하시잖아요.”

그러게 말이다. 그냥 하는 거다.


어둡도록 달골에서 풀을 베던 하얀샘도 내려와

화로 옆 평상에 모다 앉았더라.

멀리서 번개가 몇 차례 지났다.

여러 곳에서 비가 쏟아지고 있다지.

여기는 아이들 맞이 잘 준비하라고 비님 피해주고 계시었네.

그것도 흐린 하늘도 아닌 맑디 맑은 날이라, 그렇다고 내리 쬐는 것도 아닌 해라.

얼마 만에 설거지를 놓았던가.

샘들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마당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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