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30.쇠날. 갬

조회 수 557 추천 수 0 2019.10.12 00:00:28


와, 햇살!

반갑다. 얼마만인지.

가을에는 보다 부지런해진다, 가을햇살이 아까워.

여름엔 그렇게 발 빠르게 움직이다 그만 다시 비를 맞기도 했지.

몇 날 만에 본 아침해를 반기며

차 안의 매트를 다 꺼내 도랑에서 훌렁훌렁 씻어 널었는데,

금세 다시 어두워진 하늘에서 쏟아진 소낙비에 흠뻑 더 젖어버렸던.

오늘도 하늘 한켠에 무거운 구름 걸렸으나

여름 같지 않으리라 한다.

어느새 아랫부분에 곰팡이가 낀 샤워 커튼이며 솔로 박박 밀어 내다 넌다.

발 매트며들도 볕을 쪼이지.


낮밥을 먹기 전까지는 달골 아침뜨樂 풀을 매다.

한 사람은 호미로 들머리 계단을,

다른 하나는 아고라 돌계단의 풀을 뽑고,

나머지 하나는 잔디깎는기계로 밀었다.

네 주를 주마다 해온 일이다.

오늘 하면 다음은 9월 셋째 주 물꼬스테이를 앞두고나 하게 될.


큰해우소 앞에 꽃바구니부터 둔다.

생화는 아니다.

그 작은 물건 하나로도 공간이 환해진다.

학교에서는 본관 청소를 교무실에서 시작는다.

예전엔 마지막이 교무실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밀려서 치우지 못해 뭔가 숨기는 공간이 되어버리고는 하더라.

사람 발이 덜 가는 곳부터 치우기,

발이 쉬 닿는 곳은 어째도 치워야 하니

결국 사람들이 맨 처음 들어서는 현관까지 청소를 다 하게 하는 꼼수랄까.

부엌곳간을 쓸어내고, 바삐 장을 봐온다.

많은 물건 들일 게 아니니 멀리 큰 마트까지 말고 면소재지에서.


바쁜 참에 갑자기 손님 든다.

물한계곡을 끼고 펜션을 하는 두 분과

서울과 이곳을 오가며 환경운동을 오래 해오신 한 분.

환경운동 하시는 분은 20여 년 성함을 들었던가, 드디어 뵈었네.

어떤 이는 더는 못 보고 또 어떤 이는 그리 보고, 그렇게 사람살이 흐르는 것이리.

차를 냈다. 담엔 미리 연락주십사 했다.


대처 나가 있는 물꼬 안식구들도 와서

다섯이 저녁 밥상에 앉았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534 3월 빈들 여는 날, 2009. 3.20.쇠날. 맑음 / 춘분 옥영경 2009-03-29 1236
1533 132 계자 여는 날, 2009. 8. 2.해날. 한 때 먹구름 지나 옥영경 2009-08-07 1236
1532 2012. 2.16.나무날. 다시 한파 옥영경 2012-02-24 1236
1531 108 계자 열 이튿날, 2006.1.13.쇠날. 가랑비 옥영경 2006-01-15 1237
1530 2007. 4.26.나무날. 봄날 같은 봄날 옥영경 2007-05-14 1237
1529 2007. 6.10.해날. 맑음 옥영경 2007-06-22 1237
1528 2007.10.10.물날. 맑음 옥영경 2007-10-17 1237
1527 2007.10.15.달날. 밤 빗방울 잠깐 옥영경 2007-10-26 1237
1526 2008.10. 4.흙날. 꾸물럭 옥영경 2008-10-19 1237
1525 2009. 1.21.물날. 흐림 옥영경 2009-01-31 1237
1524 2011. 5.18.물날. 맑음 옥영경 2011-05-30 1237
1523 4월 21일 상설학교 첫돌잔치에 모십니다 옥영경 2005-04-24 1238
1522 2006.3.6.달날. 화사한 / "첫걸음 예(禮)" 옥영경 2006-03-07 1238
1521 2006.10.17.불날. 맑음 옥영경 2006-10-18 1238
1520 2008. 3. 1.흙날. 맑음 옥영경 2008-05-16 1238
1519 2008.10.16.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8-10-28 1238
1518 4월 12일 불날 물먹은 하늘 옥영경 2005-04-17 1239
1517 6월 20일 달날 뿌연 하늘 옥영경 2005-06-23 1239
1516 2006학년도 ‘6-7월 공동체살이’ 아이들 움직임 옥영경 2006-09-15 1239
1515 2006.10.14-5.흙-해날 옥영경 2006-10-16 123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