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달날. 흐리다 비 많은

조회 수 673 추천 수 0 2019.10.16 02:17:05


가을 장맛비가 시작되었다...


무밭을 돌보았다, 아이들 돌보듯.

풀은, 어찌 저리도 질긴가.

무보다 빠르고 배추보다 빠르고 때로 나무보다도 빠르다.

사람으로서는 백전백패다.

그들의 세상에서 그저 사람의 자리를 조금 엿볼 뿐이다.


소유와 자유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는 벗의 문자를 읽는다.

형님네로 들어가 억지 전세이긴 하지만

이것저것 소유할 게 왜 이리 많은가 하는 푸념.

침대 2개를 중고로 들이고, 냉장고에 세탁기에...

‘배부른 소리가 아니라 일하겠다고 처음 한국에 나왔을 때

차도 없고 집도 없던 그때가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듯’하다는.

몇 자 답을 하였네.

‘뭔가 가진다는 건 또한 그만큼 챙길 게 많아지는 거지.

가진 것도 덜, 사람 관계도 덜,

내게 부디 그럴 수 있길.

사람이 사는 데 그리 많은 게 필요한 것 같지 않음!

그대 목록만 해도 침대가 우리에게 언제 그리 필수품이 되었나... 싶음 :)

그나저나 살림은 그리 장만하는 재미가 한편 있을.

물꼬도 혹 뭐 나누줄 게 있으려나 살펴봐야겠군 :)’


내가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었다.

곧 사람들이 몰렸고, 그러면 나는 떠났다.

그저 나물처럼 순하게 새 길을 다시 걸어갔다...

지난 8월이 저물던 어느 날 끼적거려놓은 문장이었더라.

물꼬가 새로운 학교를 준비하던 시기며

물꼬에서 글쓰기를 하고 열린교실을 하고 계절학교를 시작하고

연극수업을 하고 새로운 학교를 열고

손말(수어)을 가르치고 화백제도를 재현(한데모임)하고 명상을 하고...

때때마다 교육적으로 필요한 작업들을

그 어떤 곳보다 먼저 시작했던

지난 역사를 돞아보며 썼던 글이었을 것이다.


구내염으로 또 고생이다.

지나가는 여름이 그렇게 몸으로 남았나 보다.

한밤 장 청소를 한다. 대장 내시경을 준비 중이다.

바로 준비되는 몸이라. 단식으로 단련된 시절도 있었으니.

배가 불러 그렇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3리터의 관장용 물을 반 나눠

나머지는 내일 오전 이어가기로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34 2023. 8.22.불날. 비 소식 있었으나 / 그대에게 옥영경 2023-08-26 534
6433 2023. 8.21.달날. 오후, 걷힌 하늘 / 그대에게 옥영경 2023-08-22 530
6432 2023. 8.20.해날. 흐리다 얼마쯤의 비 / 2023 멧골책방·1 닫는 날 옥영경 2023-08-21 501
6431 2023. 8.19.흙날. 구름 꼈다 맑음 / 2023 멧골책방·1 여는 날 옥영경 2023-08-21 504
6430 2023. 8.18.쇠날. 저녁 빗방울 좀 / 어린이 문화라고 하면... 옥영경 2023-08-20 584
6429 2023. 8.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08-19 503
6428 2023. 8.16.물날. 맑음 / 산청 왕산(923m)에 들다 옥영경 2023-08-18 560
6427 2023. 8.15.불날. 맑음 / 청소에 대한 기록 하나 옥영경 2023-08-17 576
6426 2023. 8.14.달날. 맑음 / 노력은 우리 어른들이나 좀 할 것 옥영경 2023-08-16 542
6425 2023. 8.13.해날. 맑음 /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옥영경 2023-08-15 520
6424 2023. 8.12.흙날. 흐림 옥영경 2023-08-14 513
6423 2023 여름, 172계자(8.6~11) 갈무리글 옥영경 2023-08-14 535
6422 172계자 닫는 날, 2023. 8.11.쇠날. 짱짱 옥영경 2023-08-13 529
6421 172계자 닷샛날, 2023. 8.10.나무날. 창대비 / 무한도전, 태풍 속 산오름 옥영경 2023-08-12 565
6420 172계자 나흗날, 2023. 8. 9.물날. 끊어지지 않는 빗줄기 옥영경 2023-08-11 533
6419 172계자 사흗날, 2023. 8. 8.불날. 소나기, 입추 옥영경 2023-08-10 577
6418 172계자 이튿날, 2023. 8. 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8-09 679
6417 172계자 여는 날, 2023. 8. 6.해날. 맑음 옥영경 2023-08-08 605
6416 2023. 8. 5.흙날. 맑음 / 172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23-08-07 566
6415 2023. 8. 4.쇠날. 해 옥영경 2023-08-06 43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