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말이 많다.

후보자 조국이 딸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의심된다 한다.

딸의 고교 논문에 비리가 있단다.

확인되지 않은 혹은 책임지지 않는 기사들이 범람한 가운데 엊저녁이었나,

20대 아들이 공적 공간에 올릴 글 한 편을 써서 보내며 내 생각을 물어왔다.

평등에 대한 체념,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수저론이 판을 쳐도

적어도 입시만큼은 평등하다는,

그 마지막 보루에 대한 공개 처형이 바로 이 건이라 그가 적었다.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상실감이 20대들을 엄습하고 있다더니.

‘자신과 가족의 영달에만 집중하며 의사라는 사회적 지위를 물려주고자 한 그의 위선에는

쓴맛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하루였다.’고 글이 끝났다.


답문자를 썼다.

“1. 정말 조국이 잘못했을까?

    그것이 장관의 자질에서 벗어나는 걸까?

 2. 그 전부가 사실이라고 할 때라도 나는 부모로서의 그를 이해함.

    나는 사법개혁을 진정 바라므로, 그게 더 중요하므로.”

그것으로 부족하여 덧붙였다.

“지금 왜 사람들이 분노하는지,

 특히 젊은이들이 조국을 왜 그토록 비난하는지에 대한 이해로서의 글로는 아주 훌륭함.

 그런데 전제가 문제가 있을 수도.

 결코 물어뜯기 식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식의 기사들과는 분명 달라야 함.

 ‘사실’을 좀 알아보길!”

그래놓고도 모자람이 있어 또 더했다.

“난리에 난리를 더하지 말고

 냉정하게 장관 자격, 혹은 사실을 확인바람.

 논문에 대해서도 나는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을 알고 있음!

 아버지 친구의 선의에게 시작되었다 할까...

 예컨대 상현이 형이(* 교수인 선배) 네게도 그럴 수 있을 거임!”

이어 또 보냈다.

“나는 조국의 사안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균형이라 봄.

 수구 언론에 희생되는 여론이야말로 무서움.

 논문이 써졌던 그해,

 단대 쪽이 아니었고 걔네 외고 측 학부모들 사이의 일이었음.

 딱 그 한해만 있었던 전형과 관계된.

 근데 마치 단대도 문제가 있었는 양 알아보겠다 발표하고...

 논문이 입학에 미친 영향도 없었는 줄로 앎.

 부디 사실을 ‘알아봐야’ 함!”


장관 검증이 물론 법을 어겼는가 하는 문제만으로 따질 일이 아니라지만

적어도 좀 지켜볼 필요는 있겠다.

왜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벌써부터 범죄자 취급을 하는 이 소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혹 우리의 발언이 그 소동을 더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는 문 정부가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앞세운 인물이다.

일제가 낳고 보안법이 키운 무소불위의 검찰권력,

직접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한

세계에서 유일하다 할 절대적 권력,

그래서 비리와 온상이 되고, 그리하여 조폭이라 불리기까지 하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도 검찰을 통제할 수가 없다.

누가 그 권력을 유지하려 하는가?

자유한국당이, 검찰이, 사법부가, 언론과 재벌이,

이명박과 박근혜와 이재용을 옹호하는 기득권 적폐세력들이 그 전선에 있다.

우리가 큰 그림을 볼 수 있기를 정녕 바란다.

설혹 조국이 검찰개혁을 선도할 인물로 모자람이 있을지라도

현실정치를 인지하며 차선을 택할 수 있기를 또한 바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94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1967
6493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1967
6492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1966
6491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1966
6490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1963
6489 2005.12.19.달날.맑음 / 우아한 곰 세 마리? 옥영경 2005-12-20 1963
6488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961
6487 10월 13일 물날 맑음, 먼저 가 있을 게 옥영경 2004-10-14 1960
6486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1955
6485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1953
6484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1953
6483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952
6482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950
6481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50
6480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947
6479 12월 13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945
6478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936
6477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935
6476 12월 14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932
6475 2008. 3.14.쇠날. 갬 / 백두대간 6구간 가운데 '빼재~삼봉산' file 옥영경 2008-03-30 193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