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쇠날. 흐리다 비바람

조회 수 421 추천 수 0 2019.10.16 02:49:01


밤, 숲이 다 뽑혀버릴 것 같은 바람이다.

지난여름 지붕을 손봐 놔서 얼마나 다행한지.


저녁에는 이웃에서 잘 손질한 생선이 왔더랬다.

바다낚시를 갔던 이가 전해온 것이다.

사람이 이런 것으로 사는 거구나, 이웃정이 고마웠더라.


이른 아침 문자가 들어왔다, 잠깐 들러도 되겠냐는.

때때로 물꼬를 돕는 선배,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오자마자부터 들어왔던 안부였건만

여태 얼굴을 보지 못하던 그였다.

"원주에 어머니 요양원에 들른 후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나 지난달에도 들린다 소식은 있었으나

9월에 낼 책 원고를 수정하고 있던 때,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 일본을 다녀와야 할 때였던.

바깥세상 못잖게 분주한 물꼬살이.


오십사 하고 함께 추풍령의 한 이웃에 들리다.

지난 연어의 날에 그곳 식구 셋 다녀가다.

재작년 연어의 날엔 그곳에서 키운 채소들로 잔치에 쓰일 샐러드를 다 만들었다.

주인장이 농사지은 포도를 내주었다.

애써 지은 걸 못 받겠다 했다.

그래도 멀리서 온 손님에게는 꼭 주고파해서 한 상자만 실었다.

바깥 데크 쪽 비바람을 어찌 해결하면 좋을까 조언도 구한 바

선배가 조언한 값이라고 하며.


태풍 온다고 학교 본관에서부터 달골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물 창을 단단히 닫고 잠그고

날려갈 만한 것들 넣고

밖에 두어야 할 물건이라면 물을 채우거나 돌을 채워 넣었다.

한밤 햇발동 대나무 풍경도 떼어 내 내렸더랬다.


밤이 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36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514
6635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171
6634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4803
6633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446
6632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319
6631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270
6630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250
6629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236
6628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204
6627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165
6626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145
6625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029
6624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020
6623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611
6622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581
6621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511
6620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499
6619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457
6618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394
6617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322
XE Login

OpenID Login